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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모 쓴 이효리 “인생은 혼자, 마음 가는 대로 살아라”

입력 | 2024-02-14 11:42:00

국민대 졸업식 축사



가수 이효리가 1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후배들을 위해 축사를 하고 있다. 이효리는 국민대학교 공연예술학부 연극연화전공 98학번으로 지난해 9월 국민대 축제에 깜짝 방문한 바 있다. 2024.2.14. 뉴스1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인 가수 이효리 씨가 후배들의 졸업을 축하하며 축사를 전했다.

이 씨는 14일 국민대학교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국민대를 졸업한 훌륭한 선배들이 많은데 저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졸업까지 8년이 걸린 제가 여러분들 앞에서 떠들 자격이 있나 싶지만, 제가 여러분보다 조금 더 살아온 것을 자랑삼아 떠들어보겠다”고 축사를 시작했다.

이 씨는 “길게 말하는 걸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너는 너고 나는 나인데, 내가 왜 네 일장 연설을 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다”며 “오히려 내 이야기를 귀담아들어 주시는 분들, 살아가는 삶의 모습으로 보여주시는 분들이 내게 더 큰 울림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연설을 늘어놓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어차피 내 이야기 안 들을 거 아니냐. 좀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 데 들을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등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마음 가는 대로 살아라. 여러분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더 귀담아들어야 하는 말은 자신의 마음의 소리”라고 했다.

이 씨는 “‘나는 나약해, 바보 같아. 더 잘할 수 없는 사람이야’ 같은 부정적인 소리는 진짜 자신의 소리가 아니다. 그 소리 너머에 ‘넌 잘하고 있어’ ‘넌 사랑 받을 자격이 있어’ 목청 터져라 이야기하고 있는 내가 있다는 걸 조금씩 느낀다. 꼭 귀 기울여 봐라”고 하면서 “나를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내 안의 친구와 손잡고 그대로 쭉 나아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웬만하면 아무도 믿지 마라. 우리는 가족이라면서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더 조심해라”라 말하며 유쾌함을 선사하면서도 “인생 혼자라고 생각하고 쭉 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소중한 인연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들에게 위안받고, 또 미련 없이 자신의 길을 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 씨는 “나아가서 많이 부딪히고, 경험하고, 몸으로 체득하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젯밤, 이 연설문을 다시 읽어보니 지금 내게 필요한 이야기를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러니까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귀담아듣지 말아라. 이미 여러분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후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한 이 씨는 “이 연설문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노래나 한 곡 하겠다”며 ‘치티치티 뱅뱅’을 열창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