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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을 찾은 120여명의 오메가 타임키퍼[강홍구 기자의 ‘휘슬’]

입력 | 2024-01-25 15:10:00


“여기서 엔터를 누르는 순간 결과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대로 공식 기록이 발표됩니다. 엄청난 압박감이 이 타임키퍼의 어깨에 달려있다고 보면 되죠.”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최고경영자(뒤쪽)와 타임키퍼. 오메가 제공.

24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2024 강원 겨울청소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이곳 2층에 마련된 타임키핑룸엔 올림픽 공식 타임키핑 업체 오메가의 직원 여섯 명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링크장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분주히 모니터 화면을 살피는 이들은 스피드스케이팅 공식 기록을 측정하는 타임키퍼들이다. 대부분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모니터 화면에서는 선수들의 피니시 장면이 나란히 떠 있었다. 초당 1만 장의 사진이 찍히는 스캔 오비전 포토 피니시 카메라 촬영 이미지다.

포토 피니시 카메라 촬영 이미지를 살펴보고 있는 타임키퍼. 오메가 제공.

2018년 평창겨울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 번 이 경기장을 찾은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최고경영자(CEO)는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정확히 계측할 것이냐, 또 선수들의 기량을 정확히 계측할 것이냐가 우리의 목표다. 이 두 가지 영역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위해 끊임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메가는 1932년 LA 대회부터 올림픽 공식 타임키핑 업체를 맡고 있다. 청소년올림픽 무대에서 타임키핑 업체로 나선 건 2010년 싱가포르 대회 때부터 총 7차례다.

다음달 1일까지 14일간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는 오메가의 타임키퍼 120여 명이 강릉, 평창, 정선 현장을 찾았다.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당시 300여 명에 비하면 적은 숫자지만 대회 종목 수(15개), 참가인원(1900여명) 등을 감안하면 올림픽 못지않은 규모다. 2018년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 무대에서 선보인 신기술들도 겨울청소년올림픽 무대로 대거 옮겨왔다. 조브리스트 CEO는 “성인 올림픽과 비슷한 수준의 핵심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오메가의 기술에 대해 소개하는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 타이밍 CEO. 오메가 제공.

이날 시연회가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도 오메가의 타임키핑 기술들이 그대로 녹아 있었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전자식 스타팅 피스톨, 우승자의 스케이트날이 결승선에 작은 레드박스를 지나자마자 시계가 자동으로 멈추는 포토셀 기술 등이다. 선수들이 양쪽 발목에 하나씩 착용해 움직임과 위치를 추적하는 초소형 무선 장치 ‘트랜스폰더’도 있다. 조브리스트 CEO는 “트랜스폰더 하나의 무게는 8g으로 선수들이 경기력에 방해받지 않도록 최대한 가볍게 설계됐다. 선수들의 구간, 시간대별 움직임과 기록을 데이터화해 제공한다. 트랜스폰더처럼 선수들이 직접 착용하는 기기는 연구개발 과정부터 선수들을 참여시킨다”고 설명했다.

오메가의 ‘트랜스폰더’. 오메가 제공.

2021 도쿄 여름올림픽,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에서 연이어 선수들의 움직임과 위치를 파악하는 ‘모션 센싱 및 포지셔닝 감지 시스템’을 강조한 오메가가 7월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선 어떤 키워드를 던질지도 관심사다. 조브리스트 CEO는 “영구불변한 시간을 보다 더 정밀하게 계측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혁신하고 있다. 선수들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