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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너 자신을 알라” 투자 성공의 지름길

입력 | 2024-01-22 03:00:00

자기귀인-사후확증 등
투자 실패 낳는 6가지 편향
편향 간 연관성 이해해야




심사숙고해서 결정한 투자가 왜 실패할까? 인도 가우탐부다대 연구진은 스스로에 대한 과대평가, 다른 투자자들의 행동을 따르는 무리 행동 등이 치밀한 분석보다 투자 의사결정에 더 크게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연구진은 투자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지난 50년간의 문헌 117편을 종합적·체계적으로 검토했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편향 6가지를 밝혀냈다.

투자자들은 종종 다른 투자자들보다 내가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자기과신 편향’에 빠진다. 성공적인 결과는 본인 덕으로 돌리고 실패는 남 탓 또는 상황 탓으로 돌리는 ‘자기귀인 편향’에도 취약하다. 두 편향은 주관성이 강하고 신뢰성이 약한 사적 정보에는 과잉 반응하고 객관성과 신뢰성이 강한 공적 정보에는 과소 반응하는 데 일조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과잉·과소 매매와 저성과를 초래한다.

‘사후확증 편향’은 이미 발생한 사건을 미리 예측했다고 착각하는 인지적 성향을 말한다. 이런 오해는 사건의 본질을 단순화하거나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잘못 세우게 만든다. 투자 경험이 많은 중장년 투자자보다 경험이 적은 청년 투자자가 사후확증 편향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손실을 보는 주식을 지나치게 오래 보유하는 반면 이익이 나는 주식은 조급하게 매도하는 상황도 자주 관찰된다. 이를 ‘처분 효과’라고 한다. 주식 거래에 경험이 부족한 투자자가 처분 효과를 낳는 불필요한 거래를 더 자주 한다.

‘무리 행동’은 투자자가 합리적 판단 없이 타인이나 집단의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편향이다. 투자 회사, 증권사, 재무분석가, 주변 투자자의 의견에 쉽게 휘둘리고 그들을 모방하려고 본인의 투자 전략을 쉽게 포기하기도 한다. 성급한 성격의 투자자일수록 이런 편향에 더 취약하며 위험에 더 대담해지고 비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가용성 편향’에 빠진 투자자는 최근 정보나 쉽게 기억나는 사건에 큰 가치를 둔다. 이 때문에 이익을 얻은 후에는 위험을 무리하게 감수하는 반면 손실을 경험하면 위험에 지나치게 조심스러워진다.

투자자들의 편향을 파악하면 주식 시장에 존재하는 이상 현상을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투자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할 투자 기법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편향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편향 사이의 상호 연관성을 파악해야 한다. 예컨대 사후확증 편향은 자기과신 편향을 높인다. 즉, 자기과신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사후확증 편향의 존재를 인지해야 한다. 자연 생태계에서 생명체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생명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처럼 투자에서도 편향의 상호작용을 깊게 이해하는 것이 투자자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열쇠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정리=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