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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가자서 일부 철수…미국 압박·헤즈볼라 위협 의식

입력 | 2024-01-02 09:53:00

이스라엘의 보복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엔 헤즈볼라의 참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레바논 남부를 기반으로 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꼽혀 왔다. 비멘 연구원은 이러한 가자지구 주민들의 강제적인 이집트 이주나 하마스의 완전한 파괴 등이 레드라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봤다. ⓒ News1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가자지구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한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진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 투입했던 5개 여단 병력이 철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번주에 2개 예비군 여단이 철수하고 훈련 업무를 담당했던 나머지 3개 여단은 가자지구에서 빠져나와 평시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번 철수 결정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를 장악해 하마스의 로켓 발사 빈도가 크게 줄어드는 등 하마스의 세력이 약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이번 조치는 대규모 예비군 소집과 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쟁 개시 후 30만명의 예비군을 소집했는데, 이들을 산업현장에 단계적으로 복귀시켜 경제 회복을 도우려는 것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도 이날 “예비군이 일상으로 돌아가야 경제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며 소집 해제가 경제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하마스의 지도부가 숨어들었다고 지목된 가자지구 남부에서는 여전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실제 전쟁은 수개월간 이어질 전망이다.

한 이스라엘 관리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철수에는) 적어도 6개월이 걸릴 것이며,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강력한 제거 임무를 수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도 “올해 내내 벌어질 수 있는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군이 미국의 압박에 못 이겨 철수 명령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2만 명이 넘는 가자지구의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스라엘에 보다 정밀하고 표적화된 군사 작전과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 왔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저강도 작전이란 가자지구 내 대규모 병력 동원이나 공습보다는 소수 정예 부대를 투입해 하마스 수뇌부를 소탕하고 인질을 구출하는 등의 ‘외과수술’ 식 작전을 뜻한다.

이에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에 철수 결정과 관련해 “미국이 장려해 온 가자 북부의 저강도 작전으로의 점진적인 전환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오는 5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전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스라엘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스라엘 집권 여당인 리쿠드당의 중진 대니 다논 의원은 “이스라엘은 미국의 압박으로 전쟁에서 얻은 이익을 잃고 있다”라며 “미국에 굴복하는 것은 인질 석방이나 하마스 패배와 같은 목표를 진전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로이터는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이번에 철수한 병력 일부를 헤즈볼라 견제를 위해 이스라엘 북부에 배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관리는 “레바논 전선의 대치가 계속되는 일은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6개월이 중요한 시기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지대에 폭격을 감행해 왔다. 이에 이스라엘군도 반격하는 양상이 펼쳐지면서 양측에서 민간인 수만명이 대피했다.

이처럼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은 아모스 호흐슈타인 백악관 선임고문을 특사 자격으로 레바논에 급파해 헤즈볼라를 압박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실수를 저지르지 말라”며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날 헤즈볼라와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이스라엘 인근에 배치한 핵추진 항공포함 제럴드포함을 철수한다고 밝표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