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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없지만 ‘난이도 조절 실패’ 지적…“보완해나갈 것”[일문일답]

입력 | 2023-12-07 16:29:00

"변별력 확보 목표는 달성…난이도 부분은 보완 필요"
"'킬러 배제' 기조 유지될 것…N수생 고려해 난도 조절"
"사교육 유혹 여전하지만…공교육 신뢰 절반은 회복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채점 결과 매우 어려웠던 ‘불수능’으로 평가되면서 ‘킬러문항’을 없앴지만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난이도는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오 원장은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면서도 변별력은 확보하자는 부분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면서도 “일부 난도 부분은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또 “킬러문항에서 벗어나 공교육에 충실한 아이들이 풀 수 있는 그러한 문항 출제방향의 기조는 저희들이 앞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난도를 어떻게 조절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전문가 의견 수렴과 분석을 통해 향후 보완해나갈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오 원장,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국장)과의 일문일답.

-평가원 예상보다 N수생 유입의 영향력이 크지 않아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나온 것 아닌가.

“(오 원장) 6월 모의평가나 9월 모의평가 때에 재수생들의 응시비율이 아주 적고, 본수능 때 약 15만명의 N수생들이 가담하게 된다. 이번에 관심을 둔 부분은 ‘킬러문항을 배제했을 때 난이도를 어떻게 구성해 변별력을 확보할 것인가’였다. 그리고 N수생들이 수능에 많이 참여했을 경우 변별력 확보에 문제가 생길, 그러한 위험성도 이번에 감안했다.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면서도 변별력은 확보하자는 부분은 어느 정도 달성했지만, 일부 난도 부분은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

-영어 1등급 비율이 4%대에 그쳐 절대평가 취지에 어긋나 보인다.

“(오 원장) 마찬가지로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도 변별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췄다. 9월 모의평가보다는 1등급의 비율이 조금 올라갔다. 하지만 킬러문항에 벗어나서 공교육에 충실한 아이들이 풀 수 있는 그러한 문항 출제방향의 기조는 저희들이 앞으로 유지할 거다. 난도를 어떻게 조절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전문가 의견 수렴과 분석을 통해 향후 보완해나갈 필요는 있다.”

-만점자가 1명은 어떤 과목을 응시했나.

“(오 원장) 졸업생 1명이 만점을 취득했고 파악한 바로는 과탐(과학탐구) 두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과목은 공개하지 않는다. 과탐 두 과목과 국어, 수학에서 만점을 맞았고 한국사와 영어는 1등급을 취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으로 N수생 비중이 더 늘어날 것 같은데 향후 이를 고려할 계획인가.

“(오 원장) 시험이라는 건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당해 연도에 응시집단의 특성들은 충분히 고려하면서 난이도는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N수생 참여폭을 고려해야 되지만, 그 특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만 전년도 수능의 경향성을 분석해서 그런 부분을 면멸히 살펴 가중범위를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킬러문항 없애자는 취지가 사교육 열기 완화인데, 사교육 영향력을 또다시 키운 게 아닌가.

“(심 국장) 킬러문항은 공교육에서 다루기 어렵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갈 수 있다. 그래서 킬러문항을 배제했다는 것만으로 공교육에 대한 신뢰 절반은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학생들의 수준과 능력에 따라 사교육에 대한 유혹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다만 정부는 아이들이 공교육 범위 내에서 최대한 대비하도록 문항 예시, EBS 교재 등을 통해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교육 유혹을 끊어내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일부 시민단체에서 올해 수학에 킬러문항 6개가 포함됐다고 지적하는데.

“(심 국장) 이미 6월에 킬러문항의 예시를 공개했고, 어떤 측면에서 킬러인지 사유도 설명했다. 그 기준에 따라 올해 새롭게 구성한 수능출제점검위원회에서 분석, 점검하도록 해서 킬러문항을 배제했다. 또 EBS 문항 분석팀이 그것이(킬러문항이 빠진 것이) 맞는지 아닌지를 검증했다. 내년도 수능에서도 지난 6월 공개한 기준에 따라 출제하고 문항 분석을 할 것이다.”

-정답률을 공개할 계획은 없나.

“(오 원장) 정답률을 공개했을 때 교육적 측면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문항이라는 건 교육과정을 근거로 해서 문항 난도를 어렵게 출제할 수도 있고 쉽게 출제할 수도 있는데 마치 정답률이 하나의 기준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이것이 많은 교육학자들의 견해다.”

-2019학년도 수능 때 평가원장이 국어 난이도 조절 실패로 사과했다. 올해는 문제가 없었다고 보나.

“(오 원장) (국어영역) 최고 표준점수가 2019학년도 수능에 준한다는 말은 맞다. 다만 3등급은 오히려 1점 내려가 있는 상태다. 또 표점만 갖고 보는 것이 아니라 교육 과정 내에서 충분히 학생들이 준비할 수 있는 문항들이 출제됐는지, 이런 관점이 필요하다. 2019학년도에는 독서 지문, 만유인력의 법칙과 같이 학생들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렵고 긴 지문들이 출제돼 도저히 공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수능시험에서는 철저히 그런 문항을 배제했다.”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차이가 줄었지만 통합수능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문과침공’은 계속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오 원장) 선택과목의 유불리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출제 단계에서 충분히 고려를 하지만, 응시집단 특성에 따라 그걸 완벽하게 균형 있게 하는 것은 거의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그래서 2025 대입개편 방안에서 통합 수능체제로 시안을 발표한 것이고 실제 도입됐을 때 이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전까지 유불리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면밀히 분석해서 보완해나가겠다.”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8점으로 작년(3점)보다 더 벌어졌다는 입시업계 분석이 있다.

“(오 원장) 그동안에 유불리 문제도 있고 또 지금 학생들의 선택, 진로에 대한 여러 가지 또 잘못된 또 해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공개하고 있지 않다.”

-4교시 선택과목 응시시간에 마킹 실수로 부정행위 처리되는 경우가 매년 반복되는데, 개선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 없나.

“(심 국장) 올해 수능 응시 인원이 44만명 좀 넘고, 작년의 경우 50명 정도 실수를 했다. 통계로 보면 굉장히 적은 수치다. 제도 개선을 할 때 시험 관리 운영이나 다른 부정행위 소지 여부를 등을 살펴봐야 되는데, 과거 이런 것들을 고려한 결과 지금까지 방침이 유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아이들이 최대한 실수하지 않도록 마킹이라든지 시험 시간이라든지 답안지라든지 이런 부분을 구분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더 교육시키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