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하고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준비 동향 등을 점검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정부 소식통은 “우리 정부와 군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은 만큼 9·19합의를 현 상태로 유지할 명분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군 당국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활용한 고강도 군사 도발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영국 순방에 동행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현지 브리핑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시 9·19남북군사합의 효력 일부 정지와 관련해 “국가안보 등 중대 사유가 발생하면 합의 일부나 전체 효력을 중단시킬 수 있는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조치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이 정찰위성 확보에 집착하는 것은 한미에 절대적 열세인 정찰능력을 만회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정찰위성과 유·무인 전략정찰기 등을 갖춘 한미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수뇌부 동향 등을 손금보듯 들여다볼수 있지만 북한은 그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정찰위성이 목표 궤도(500km 고도의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할 경우 이 위성은 하루 서너 차례 한반도를 지나며 괌과 주일미군 기지에 배치된 미 전략자산의 전개 여부, 주요 표적의 배치·이동 상황까지 볼 수 있다.
현재 북한 정찰위성은 우리 군이 쏴 올릴 정찰위성보다 성능면에서는 몇 수 아래다. 1차 발사(5월 31일) 실패 당시 군이 수거한 북한의 만리경-1호(정찰위성)의 해상도는 수 m급으로 군사적 효용도가 미미한 수준이었다. 우리 군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30cm급이고, 미 정찰위성의 해상도는 10cm급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