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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농촌을 배우는 아이들, 자기효능감이 쑥쑥

입력 | 2023-10-25 03:00:00

농촌진흥청
농촌교육농장-교과과정 연계
초중고교생 농업 이해도 높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의 삶의 질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훨씬 낮은 편이다.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크게 시험, 학업,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와 유대 관계 약화, 돌봄의 손길 부족 등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

이러한 심리적·정서적 어려움 극복을 위해서는 자연을 즐기고 체험하며 유대감 및 친밀감을 형성함으로써 ‘마음 근육’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는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의 말과 같이 주입하는 방식의 교육보다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얻는 경험이 지적 성장에 영향을 준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호기심, 관찰 능력, 환경 감수성, 생명의 소중함 인식 등 몸과 마음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농업·농촌은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한 자연이다. 먹거리를 제공하는 공급원이자 생태, 환경, 전통문화, 공동체 등 유·무형 자원이 풍부하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자연과 만나는 활동이 일상적 경험이 된다면 어떨까. 학교와 집을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을 더하는 것은 물론 정서적 안정감과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농업 가치를 알리는 구심점 역할
2006년부터 농촌진흥청과 지방 농촌진흥기관의 시범 사업으로 육성한 농촌교육농장은 농업·농촌에서 발굴한 소재를 초·중·고 교과과정과 연계해 설계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학교 밖에서 자연과 함께 창조적·과학적·감각적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전국에 1170여 개가 있다.

농촌교육농장을 통해 학생들은 일회성 체험이 아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생명과학, 식생활, 전통문화, 치유, 농경문화 등 교과서로는 알기 어려웠던 생태 환경에 대한 이해와 생명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이는 텃밭 정원 가꾸기 활동을 통해 우울감과 불안감은 각각 56.8%, 36.4% 감소, 자기 효능감은 11.5% 상승, 내 고장의 농업 유산 탐구 활동을 통해 지역 애착심이 10.8% 상승된다는 연구 결과로도 증명돼 있다.

또한 농촌교육농장은 서비스 농업의 한 부분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농장주는 생산, 가공, 서비스를 종합한 농촌 융복합 산업을 통해 매출 향상,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실제로 농촌교육농장의 연평균 방문객은 2500명, 농장당 평균 매출액은 8,5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 체험학습, ‘방과 후 학습’ 과정에 포함
교육부는 올해부터 초등 돌봄 정책의 일환으로 학교 안팎의 다양한 교육 자원을 활용해 교육·보육 통합 서비스인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학생의 진로 체험을 확대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에서도 농촌 체험 프로그램과 초등 돌봄 정책 및 진로 체험 교육의 연계를 위해 교육부와 협력하고 있으며 동시에 지역 단위에서도 협력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로 충남, 충북 등의 지역에서 교육청과 농업기술원이 협력해 지역 우수 농촌교육농장을 활용한 농촌 체험학습 기반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2학기부터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한 예로 충남 천안 성거초등학교는 관내 농촌체험농장 3곳(낙농, 곤충, 원예·치유)과 연계해 농촌체험 교실(방과 후 학습)과 텃밭정원 교실(돌봄 서비스)을 운영하며 총 17회 4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농촌 체험학습 활동을 통해 농업·농촌 이해 향상 및 정서 함양과 본인 고장에 대한 이해도와 호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초·중등 교직원 직무 연수 과정 개설
농촌 체험학습 활성화를 위해 초·중등 교직원들을 위한 직무 연수 과정도 개발됐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북농업기술원, 전북도교육청이 협력해 전북 지역 교직원을 대상으로 농생명 산업 진로 교육을 위한 직무 연수 과정을 추진한다.

농업·농촌체험 활동의 교육적 의미, 농생명 산업의 미래 가치와 유망 직업 등을 주제로 이론 강의를 듣고 신규 직업으로 떠오른 ‘농업용 드론 방제사’ ‘스마트 농업 전문가’ ‘치유 농업사’ ‘푸드테라피스트’ 등과 함께 실습한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직무 연수 프로그램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각 도 농업기술원, 도 교육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