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한 경기남부지역 무량판공법 철근누락 아파트단지 의혹과 관련해 29일 강제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남부지역본부의 모습. 2023.8.29 뉴스1
무량판구조가 적용된 전국 민간아파트 378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철근 누락이나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부실시공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주택도시공사 아파트 49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부실시공은 없었다.
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무량판구조 아파트에서는 23일 2곳이 추가돼 총 22곳에서 철근이 누락됐다. 유독 LH 아파트에만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집중되는지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은 이날 LH가 비용이 가장 적은 재래식 공법을 사용하고 있는 데다가 전관예우 등으로 관리·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인천 검단 아파트에서 지하주차장이 붕괴한 사고를 계기로 LH가 발주한 아파트에서 철근이 누락된 단지가 무더기로 드러났다.
이에 국토부는 동일 구조의 민간아파트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갔으나, 한 건의 부실시공 사례도 발견하지 못했다.
현장 1곳에서 설계도면상의 철근(전단보강근) 누락이 발견됐으나 공사에 들어가기 전에 보완 조치가 이뤄져 부실시공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 이번 조사에 포함된 각 지자체별 주택도시공사가 발주한 공공아파트 49개 단지에서도 부실시공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7월31일 조사대상에서 빠진 민간참여사업 단지 19곳과 자체 시행단지 11곳에 대해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다.
◇국토부 “값싼 재래식 공법이 철근 누락 가능성 높여”
우선 국토부는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유독 LH 아파트에 집중되는 이유로 공법의 차이를 들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LH는 재래식 공법을 써서 배근 자체가 상당히 복잡하다”며 “그러다 보니 시공 과정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사비를 비교하면 LH가 사용하는 재래식 공법이 가장 싸다”고 덧붙였다.
감리가 선정되는 구조도 차이점으로 지적됐다.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의 경우) 감리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선정하는데 LH는 직접 감리를 선정하고 전관예우 문제도 있다 보니 LH의 관리·감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LH 아파트는 설계와 시공이 분리돼 있어 부실시공이 발생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LH는 설계와 시공이 분절적으로 이뤄지지만, 민간 건설사는 설계단계부터 업체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공법 등을 결정하다 보니 업체가 익숙하거나 선호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오류 가능성도 낮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LH의 부실시공을 막기 위한 개선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