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2023 中군사력 보고서’
핵탄두 여러 개를 탑재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중국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41. 사진 출처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미국 국방부는 19일(현지 시간) 실전 배치된 중국 핵탄두가 500기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에만 핵탄두를 100기 이상 생산해 핵전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또 중국이 2035년에는 실전 배치 핵탄두를 1500기까지 늘려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간 우주 경쟁과 첩보전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한반도와 대만해협 등을 정찰하는 중국 정찰위성도 석 달 만에 30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 中 핵탄두 1년 새 100기 급증
보고서는 이어 “중국은 2030년까지 작전 가능 핵탄두를 1000기 이상 보유할 것으로 추정하며, 이 중 대부분은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둘 수 있는 (미사일) 시스템에 배치될 것”이라며 “2035년에는 핵탄두가 1500기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은 핵전력 증강과 함께 핵 작전 개념도 적국 핵 공격을 방지하는 ‘핵 억제력’에서 적의 공격 징후를 감지하는 대로 즉시 핵 공격하는 ‘경보 즉시 발사(LOW·Launch on Warning)’ 태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 정부는 상당히 빠르게 핵 군사력을 확장하고 다양화하고 있다”며 “10년 전과 비교하면 규모와 정밀성 모두에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 공격 가능 미사일 전력도 크게 강화해 현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350기, 발사대 500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현재 개발 중인 재래식 무기를 이용하는 새로운 ICBM 체계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는 물론이고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中 때문에 “핵우산 약화 우려”
올 2월 정찰풍선 사태에 이어 쿠바에 도청기지를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 정찰위성 등을 통한 정보·감시·정찰(ISR) 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지난해 보고서는 2021년 말 기준 중국이 정찰위성 260개를 지구 궤도에 띄운 것으로 추정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3월 기준 290개 이상을 운용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위성들은 중국이 한반도와 대만 인도양 남중국해 등 역내 잠재적 분쟁 지역을 정찰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재래식 전력도 강화돼 현재 세계 최대인 중국 해군 군함과 잠수함은 모두 370척으로 지난해보다 30척 증가했으며 공군 항공기는 3150대로 350대 늘었다. 또 경제성장률 하락에도 지난해 기준 중국 국방예산은 전년도보다 7.1% 증가한 2290억 달러로 한국(425억 달러)의 5.4배에 달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