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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지키러 ‘펜 대신 총’ 든 학도병…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

입력 | 2023-10-20 11:05:00


고(故) 한철수 일병 학생기록부. ‘학도병 입대’란 글이 적혀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펜 대신 총을 들고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다가 10대 나이에 전사한 학도병 2명이 73년 만에 가족 품에 안겼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05년 경북 포항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을 국군 제3사단 소속 고(故) 한철수·최학기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 발굴 시작 이후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221명이 됐다.

국유단에 따르면 한 일병은 1933년 3월 전북 익산 출생으로 6·25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함열중학교 재학 중 ‘나라를 지키겠다’며 학도병에 자원했다.

한 일병은 이후 국군 3사단에 배치돼 같은 해 8월24일 포항전투에 참전해 북한군의 남하를 저지하던 중 산화했다. 당시 17세였다.

‘포항전투’는 전쟁 당시 국군의 동부전선을 돌파해 부산으로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포항 도음산 일대에서 저지, 낙동강 동부 지역 전황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한 계기가 된 전투로서 1950년 8월18일부터 9월22일까지 진행됐다.

고(故) 최학기 일병 학생기록부. ‘입대로 인하여 규정 진급’이란 글이 적혀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제공)

국유단은 전쟁 당시 부역으로 동원됐던 지역 주민들이 ‘흩어져 있던 전사자 유해를 도음산 정상 부근에 매장했다’는 증언을 바탕으로 2005년 3월 발굴을 시작해 한 일병의 유해를 찾았다.

한 일병과 함께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최 일병 유해 또한 같은 시기 도음산 일대에서 발굴됐다.

최 일병은 1931년 4월 경남 김해 출생으로 결혼 뒤 김해공립농업학교(현 김해생명과학고)를 다니다 전쟁이 발발하자 1950년 8월 학도병으로 자진 입대했다.

최 일병 또한 국군 3사단에 배치돼 포항전투에 참전했다가 입대 한 달 만인 9월6일 19세 나이에 전사했다.

한 일병과 최 일병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각각 19일 익산과 20일 김해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한 일병 조카 상덕씨(62)는 “세월이 오래 지나 ‘사막에서 바늘 찾기’나 다름없었는데,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 삼촌 유해를 찾아준 국가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최 일병 동생 삼식씨(83)도 “이번 현충일에도 TV를 보며 유해라도 찾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큰 형님을 찾았다고 하니 마치 살아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며 마음이 찡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