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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통치’ 하마스, 무장투쟁 중시… 민간 공격 마다안해

입력 | 2023-10-09 03:00:00

[이스라엘 新중동전쟁 위기]
온건 PLO에 불만… 테러단체 지정
“이스라엘 봉쇄-탄압에 맞불” 평가
과거 北과 이란 통해 무기 거래설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름은 ‘이슬람 저항 운동’을 뜻하는 아랍어 약자에서 유래했다. 1987년 이스라엘의 압제에 항거하는 제1차 시민 봉기(인티파다) 당시 아메드 야신이 설립했고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시아파 종주국 이란은 종파가 다른데도 ‘철천지 원수’ 이스라엘과 싸우는 수니파 하마스에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하마스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온건 노선에 강한 불만을 품고 있으며 과격파 주민의 지지를 얻고 있다. 테러 등 무장투쟁을 중시해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에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서방국으로부터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야신은 2004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암살됐다.

북한과도 관련이 있다.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38노스’는 2014년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이란을 거쳐 하마스로 유입되는 ‘3각 거래’ 가능성을 제기했다. 무기가 필요한 하마스와 돈이 급한 북한 모두 이란을 중개인으로 활용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는 것이다.

하마스의 근거지이며 이번 공격이 시작된 가자지구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고 1967년 ‘6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점령했다. 세종시와 비슷한 약 365㎢ 규모에 지난해 기준 약 240만 명이 거주해 인구 밀집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스라엘은 2005년 평화협정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폐쇄하고 자국민과 군대를 철수했다. 그러나 2007년 하마스가 집권하면서 끊임없는 갈등이 이어졌다.

이스라엘은 지중해에 면한 서쪽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방향에 모두 높은 장벽을 쌓아 생필품 반입을 통제하고 주민 이동을 제한하는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펴고 있다. 가족 중 단 한 사람이라도 체포 이력이 있으면 가자지구를 벗어날 수 있는 통행증을 발급해주지 않는 식이다. 가자지구에 ‘하늘만 뚫려 있는 세계 최대의 창살 없는 감옥’이란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탄압으로 코너에 몰린 하마스가 이번에 ‘맞불 작전’으로 맞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측은 그간 수차례 대규모 무력충돌을 벌여왔으며 이스라엘의 압도적 전력 우위로 피해는 대부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에게 집중됐다. 가자지구의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최근에는 하마스 또한 적잖은 주민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자살폭탄 테러 등 더 극단 노선을 표방하는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가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공격에 하마스가 사용한 ‘깟삼’ 로켓은 1930년대 영국령 팔레스타인에서 반(反)영국, 반유대 무장투쟁을 벌인 이슬람 성직자 잇줏딘 깟삼의 이름을 땄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무장단체의 정식 명칭 역시 ‘깟삼 여단’이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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