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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소동에 특공대 출동… “흉기” 오인신고로 지하철 멈추기도

입력 | 2023-08-28 03:00:00

‘흉기난동 포비아’ 시민 불안 확산
술취한 30대, 양손에 흉기 들고 위협… 경찰 “가방 등서 흉기 8개 압수”
“지하철 승객 흉기소지” 오인 신고… 철교서 멈추고 대피소동, 5명 다쳐



26일 오후 서울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에서 30대 남성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양손에 흉기를 든 채 “자해하겠다”며 소동을 부리던 이 남성은 2시간 반 만에 체포됐다. 경찰은 27일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뉴스1


서울 은평구 주택가에서 양손에 흉기를 들고 자해 소동을 벌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4년 전 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약을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남성이 흉기 8자루를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다. 주말 동안 흉기 난동 오인 신고와 테러 예고 글도 이어졌다.



● 흉기 8개 자해 소동에 경찰특공대 출동

27일 서울 은평경찰서는 전날 오후 은평구 갈현동 주택가의 한 빌라 1층 주차장에서 술에 취한 채 흉기를 들고 난동을 벌인 30대 후반 남성 A 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7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26일 오후 7시 26분경 “흉기 든 남성이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후 현장에 출동했다. A 씨는 흉기 2개를 가슴에 대고 “자해하겠다”며 위협했고 경찰은 경찰특공대 21명 등 총 48명을 투입해 주변을 에워싼 후 설득을 이어갔다.

A 씨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엄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 “소주를 사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가 치킨과 소주를 제공하며 “흉기를 내려놓으라”고 유도하는 사이 경찰들이 뒤에서 제압해 체포했다.

경찰은 A 씨의 가방에서 흉기 6개를 찾아냈고 손에 들고 있던 2개까지 총 8개의 흉기를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10년 전 요리사로 일했던 A 씨는 “주방에서 사용했던 회칼 등을 낚시 갈 때 사용하려고 차에 실어 놨다”고 진술했다.

앞서 A 씨는 난동을 부린 장소 건너편 통닭집에서 오후부터 2시간 넘게 혼자 소주 2병, 맥주 500cc 1잔을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범행 직전 주점을 나가면서 “내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등 횡설수설했다고 한다. 이후 주차한 차량에 있던 흉기 가방을 꺼낸 후 흉기 2개를 골라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경찰은 “최근 어머니에게 300만 원을 빌리려다 거절당해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 “자해하려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간이 검사에서 마약류는 검출되지 않았다.



● 오인 신고에 한강철교 멈춘 전동차
은평구에서 대치가 벌어지던 시각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선 “흉기를 소지한 승객이 있다”는 오인 신고가 접수되면서 서울 용산구 한강철교 위에서 열차가 멈춰 서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26일 오후 8시 55분경 용산역에서 노량진역 방면으로 달리던 열차에서 한 여성이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 던지며 소란을 벌였다. 주변 승객들은 이를 흉기 난동으로 오인해 신고했으며 다른 칸으로 급하게 대피하던 승객 5명이 넘어져 다쳤다. 소방 당국은 노량진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2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흉기 난동 및 살인을 예고하는 온라인 게시물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3일 오후 2시 20분경 온라인 커뮤니티에 “테이저건으로 부산시장인지 뭔지 쏘면 돼?”라는 글을 올린 20대 남성을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인터넷주소(IP) 추적 등을 통해 26일 오전 9시 반경 부산 자택에서 글 작성자를 체포했다. 상근예비역인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이 참석했던 민방위 훈련에 파견된 게 짜증 나 장난으로 글을 올렸다”고 했고, 경찰은 군 헌병대에 신병을 인계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