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핵가족’ 펴낸 한국계 조셉 한 “실향민들 세상 뜨며 꿈도 사라져 가족의 역사 이해하고 싶어 썼다”
“북한에서 태어나 6·25전쟁 때 남한에 온 이모할머니는 항상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 했습니다. 가족 이야기에 상상을 더해 썼어요.”
조셉 한
신간은 하와이에서 ‘조씨네 델리’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한국계 미국인 제이컵 조가 한국 여행 중 비무장지대(DMZ)에서 월북을 하며 시작된다.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고향을 그리워하던 실향민 외할아버지의 혼령이 제이컵 조의 몸에 들어가 월북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꿈꾸던 부모의 삶은 혼란에 빠지지만, 제이컵 조는 할아버지와 대화하며 자신이 알지 못했던 조국의 슬픈 역사를 알게 된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세 살 때 하와이로 이주했다”며 “한국어와 한국 역사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어 갈증을 느꼈던 내 마음이 소설에 담겼다”고 했다.
‘핵가족’ 표지.
공교롭게도 최근 주한미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으로 북한으로 넘어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지인에게서 미군 병사의 월북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내 작품 속 이야기와 너무나 흡사해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웃으며 답했다. “하와이 한인사회에 대한 소설을 구상 중입니다. 하와이를 벗어나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새 작품을 쓸 계획도 있어요.”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