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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과거 성공 지우고 롯데만의 ‘언러닝 혁신’ 도전해야”

입력 | 2023-07-19 03:00:00

사장단에 환골탈태급 혁신 주문
“AI기술 세상에 큰 변화 일으킬 것…
국내시장, 저성장-인구감소로 한계
동남아는 물론 美-유럽도 공략해야”



신동빈 회장


“과거의 성공 공식을 잊고 새롭게 추구하는 혁신, 즉 ‘언러닝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사업 관점과 시각을 획기적으로 바꿔 달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올해 하반기(7∼12월)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환골탈태급의 혁신’을 하지 않으면 현재의 위기를 돌파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그는 롯데그룹이 내수 중심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이날 주재한 VCM에는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등 사장급 임원,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 겸 일본 롯데파이낸셜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그룹 사장단은 대부분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에 입장했다.

신 회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과거 PC, 인터넷, 모바일처럼 세상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며 “현재 환경에 부합하는 롯데만의 차별적 성공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실적 부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며 바뀐 경영환경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인 셈. 신 회장이 ‘언러닝 이노베이션’을 키워드로 들고 나온 건 과거 ‘유통 명가’로서의 성공 공식에 집착하지 말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맞춰 사업 구조를 다시 짜라고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VCM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재직 중인 전문가가 ‘생성형 AI 의미와 비즈니스 활용’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전망’ 등을 주제로 강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글로벌 진출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국내 시장은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의 한계가 있다며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 시장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 진출 전략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롯데그룹은 바이오,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030년 글로벌 10위권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을 목표로 대규모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며, 롯데헬스케어는 데이터 분석에 따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캐즐’을 9월 선보일 계획이다. 자율주행 셔틀, 전기차 충전소 사업,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신 회장은 공정한 인사와 리더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신 회장은 2023 프로야구에서 롯데가 시즌 초 선두권을 달린 비결로 실력만으로 1, 2년 차 선수를 중용한 점을 꼽으며 “필요한 인재를 능력 위주 인사를 통해 발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최고경영자(CEO)는 강하고 담대하게 행동하고, 위기를 돌파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언러닝 이노베이션 (Unlearning Innovation)과거에는 효과적이었지만 현재의 성공에 제약을 가하는 사고나 행동 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는 것.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