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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손 내밀어 주지 않았는데…” 소년범 마음 울린 제주경찰의 진심

입력 | 2023-07-12 06:54:00

사진=제주서부경찰서


“누구도 저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했는데 형사님을 뵙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하게 됐습니다”

최근 제주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팀에 근무하는 임준일 경사 앞으로 손 편지 한통이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A 군이었다.

제주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여청수사팀에 근무하는 임준일 경사는 지난달 타 지역 경찰서로부터 촉탁 수사를 의뢰받고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A 군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임 경사는 A 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범죄에 대한 질문이나 수사에 집중하는 것 외에 경찰관이 아닌 인생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진로 선택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설명했다.

또 A 군의 잠재력을 믿고 응원하는 등 진심 어린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임 경사의 이런 모습에 큰 감동을 받은 A 군은 소년원에 수감하며 자필로 작성한 감사의 편지를 제주서부경찰서로 보내왔다.

A 군은 자필 편지에 “저는 어렸을 적부터 비행을 일삼고 삐뚤게 살아왔다. 누구도 저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했는데 형사님을 뵙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하게 됐다”고 적었다.

이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나가서 꼭 성공해서 좋은 곳에서 뵙고 싶다. 형사님은 제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멋있으시고 본받고 싶은 분”이라며 “임준일 형사님 사랑합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편지는 임 경사가 근무하는 여청수사팀 뿐 아니라 경찰서 내부적으로 전 직원에게 공유되었으며 해당 경찰관을 포함한 수사관들의 사기를 크게 진작시켰다.

임상우 서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경찰 업무 중 만나게 되는 비행 청소년 및 소년범 등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동기부여를 주고자 노력할 것이며 단순히 범죄 예방과 단속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선도 등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