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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장마전선… 좁은 지역 ‘폭포비’ 쏟아질듯

입력 | 2023-06-26 03:00:00

오늘 출근길 장마 물폭탄… 시간당 최대 60mm 예보



올해 첫 장맛비가 내린 25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에서 우산을 쓰지 않은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날 제주 한라산 등에는 100mm 안팎의 비가 쏟아졌고 서울과 수도권은 26일 오전 많은 비가 예고됐다. 장맛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재차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뉴시스


올여름 첫 장마가 시작됐다. 25일 제주에서 시작된 이번 장맛비는 전국적으로 확대돼 시간당 최대 60mm의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26일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호남, 충청, 경남에서 출근시간대에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기상청은 이날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시작된 장맛비가 26일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25∼27일 예상되는 강수량은 제주도 100∼300mm(산지 등 많은 곳은 500mm 이상), 전라권과 경남권 80∼150mm(많은 곳 200mm 이상), 충청권과 경북권 30∼100mm(많은 곳은 120mm 이상) 등이다. 26일부터 비가 내리는 수도권과 강원 내륙 등에는 27일까지 30∼100mm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강원 동해안에는 10∼50mm의 비가 내리겠다.

이번 장마는 시간당 최대 60mm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릴 수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제주에선 호우특보가 내려졌고 항공편 운항이 잇달아 지연됐다. 비는 27일 오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전국적으로 또 쏟아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정부는 25일 부처 합동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장마 관리사항과 대처 계획을 논의했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장마가 시작되는 이 시점부터 사전 통제와 주민 대피 등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돼 피해가 없도록 총력 대응하겠다”며 “국민께서도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 호우 피해가 예상될 경우 즉시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마 물폭탄
밤부터 남부-제주에 강한 비… 제주 항공기 지연-뱃길 운항중단
“역류 대비-시설물 관리 유의해야”
28일~내달 1일 또 한차례 장맛비

이번 장맛비는 25일 오후부터 26일 오전 사이 전라권, 경남권,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 충청권, 경북 북부내륙 등에 집중 강수를 퍼붓겠다. 이후 26일 밤부터 27일 오전 사이 다시 남해안 중심의 남부지방과 제주에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 월요일 출근길 ‘물폭탄’… 주 후반 다시 비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5일 브리핑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북상하면서 26일 출근시간대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어 교통안전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제주까지 정체전선이 형성된 가운데 발달한 비구름대가 한국을 향해 북상하고 있다. 박 예보분석관은 “남쪽에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있는 가운데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되면서 전국적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설명했다.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강수 강도는 제주와 남해안, 지리산 부근에서 시간당 40∼60mm, 수도권 등 그 밖의 지역은 20∼40mm로 예상된다. 수도권, 강원, 충청권, 경북 북부 내륙에서는 26일 오전에 이어 이날 늦은 오후부터 밤 사이 다시 폭우가 쏟아져 출퇴근길이 모두 험난할 예정이다.

27일 이후 서쪽으로 확장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남고북저’ 기압계가 형성돼 정체전선이 다시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28일부터 7월 1일 사이 또 한 번 장맛비가 내리겠다. 이때 강수대가 남북으로 짧고 동서로 길게 발달하면서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정체전선이 어느 지역에 머무를지는 아직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8월 초 중부지방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던 것도 이처럼 남북이 짧고 동서로 긴 정체전선이 당시 한반도 상공을 채우고 있던 ‘물주머니’를 터뜨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제주 등에서 항공기-배 운항 차질
장마가 가장 먼저 시작된 제주에서는 25일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졌고, 항공편과 배 운항이 줄줄이 지연됐다. 많은 비와 함께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이날 오후 7시 기준 제주공항의 국내선 131편(출발 67편, 도착 64편), 국제선 2편(도착)이 지연됐다. 제주와 육지, 섬을 연결하는 7개 항로 선박 15척 운항이 중단됐다. 또 한라산국립공원 7개 탐방로와 제주시 삼양·김녕·월정리 해수욕장이 통제됐다.

전남 지역 11개 항로 여객선 15척도 운항이 중단됐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목포운항센터는 25일 목포항∼홍도(흑산도·가거도), 목포∼우이도, 영광 계마항∼안마도, 진도항∼죽도 등 4개 항로 여객선 8척 운항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완도항∼여서도 등 5개 항로 여객선 5척 운항도 통제됐다. 여수에선 여수항∼거문도, 손죽도∼광도를 잇는 2개 항로 여객선 2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광주공항에선 25일 오후 7시 20분 광주에서 제주로 가는 항공기 등 총 4편이 지연 운항됐다.

정부는 25일 점검회의에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한 사전예찰과 위험지역 사전통제 등을 논의했다. 한 차관은 이날 서울 성동구의 반지하 주택가를 방문해 물막이판 등 침수방지시설 현황 등을 점검했다. 기상청은 “하수도, 배수구 등의 역류에 대비해야 하고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하는 곳이 있을 수 있어 시설물 관리나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제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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