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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명의 유령법인 세워 대포통장 1048개 유통

입력 | 2023-02-20 03:00:00

조폭출신 총책 등 검거… 38명 檢송치
검은돈 13조 거래 돕고 대여료 챙겨




노숙자 등의 명의로 대포통장 1000여 개를 만들어 국내외 범죄 조직에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포통장들을 통해 거래된 ‘검은돈’은 약 13조 원에 달한다.

19일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노숙자 등의 명의로 3년간 대포통장 1048개를 만들어 보이스피싱·불법 도박 조직 등에 유통시킨 일당 38명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중 대구 지역 조직폭력배 출신 총책 A 씨 등 6명은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이 유통시킨 대포통장에서 입출금된 불법 자금은 약 12조8000억 원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역대 대포통장 조직 검거 사례 중 최대 규모”라고 했다.

이들은 2019년 6월 A 씨를 주축으로 대포통장 유통 조직을 결성한 후 지난해 7월까지 노숙자를 대표자로 내세운 유령법인을 다수 만들어 법인 명의 통장 1048개를 개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포통장을 범죄 조직에 빌려주며 통장 1개당 월평균 170만 원의 대여료를 받아, 3년 동안 약 212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일당은 숙식과 생활비 제공을 미끼로 노숙자들을 포섭했는데 직접 노숙자 숙소까지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