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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쓰고 파파고가 번역한 책, 국내 첫 출간

입력 | 2023-02-18 03:00:00

[AI 충격파]
글 생성부터 인쇄까지 7일 걸려
어색한 표현-비문 눈에 띄어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인 ‘챗GPT’가 원고를 쓰고 네이버의 번역 AI 파파고가 한국어로 옮긴 책이 등장했다. 표지 그림은 이미지 플랫폼 ‘셔터스톡’의 생성형 AI인 셔터스톡AI가 그렸다. 책은 글 생성부터 교열·교정·인쇄까지 단 7일 만에 완성됐다.

출판사 스노우폭스북스는 사람의 기획안을 바탕으로 챗GPT가 쓴 자기계발서를 출간했다고 17일 밝혔다.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챗GPT를 출시한 후 국내에서 챗GPT의 책이 나온 건 처음이다. 해외에선 지난달 ‘당신은 어떻게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챗GPT가 생성한 글을 엮어 정리한 3페이지 분량의 책 ‘챗GPT의 부상’이 출간된 바 있다.

김서진 스노우폭스북스 대표는 “AI의 언어로 독자를 설득할 수 있을지, 외국 서적 출간에 필수 작업이던 번역의 과정은 AI로 완전히 넘어온 걸까 등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했다.

작업 과정은 챗GPT가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마라’ 등의 목차에 어울리는 에세이를 각각 3000자 분량으로 생성하면 이를 파파고를 활용해 번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책에는 영문 원고와 이를 번역한 한글 원고가 모두 실렸다. 비교적 깔끔한 영어 문장에 비해 한글 번역본의 경우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는 등 일부 어색한 표현이나 비문도 눈에 띈다. 스노우폭스북스는 파파고를 이용해 2시간 동안 영어 원문 135쪽 분량을 모두 번역했다.

출판계 관계자들은 챗GPT가 일부 출판사가 내놓는 ‘짜깁기식 기획서적’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순 있지만 표절 등 저작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낮은 완성도 등이 한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챗GPT는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장을 만들기 때문에 표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글쓰기에 도움을 주는 만큼 장기적으로 창작에 도움이 되겠지만 표절 여부를 충분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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