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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 한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당분간 내려갈 듯…왜?

입력 | 2023-01-15 06:53:00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2021.11.29 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당분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이 안정되면서 은행채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 발표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준거금리인 ‘신규코픽스’ 역시 전월 대비 내려갈 것이 유력하다. 대출금리 상승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3일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63~6.96%로 한국은행이 앞서 기준금리를 올렸던 지난해 11월 24일 연 5.03~7.02% 대비 소폭 내려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고정형 대출 금리는 당분간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다, 현재 금리 수준인 연 3.50%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시장금리가 점차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강원도 레고랜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로 급격히 경색됐던 자금시장도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영향으로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24일 연 4.832%에서 지난 12일 4.267%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13일에는 연 4.133%까지 하락했다.

13일 기준 4대 은행의 변동형(신규코픽스 6개월물) 주담대 금리는 연 4.78~7.41%로 나타났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하락세가 예상된다. 은행연합회는 오는 16일 변동형 주담대 준거금리인 코픽스를 발표하는데, 현재로선 전월 대비 하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코픽스는 전월 은행들이 정기예금 등으로 자금을 끌어오는 데 들인 비용을 가중평균한 값인데,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령 등으로 수신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도 줄었기 때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12월말 정기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8조8620억원 줄어든 818조4366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금리 상승세를 억제하라는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와의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이 잘 작동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것은 극히 부적절하지만, 시장에 과도한 쏠림이 있는 경우 개입이 충분히 필요하다”며 “은행이 작년 순이자 이익 등 규모에서 어느 정도 여력이 있기에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큰 점을 개별 은행들이 살펴봐 달라”고 밝혔다.

다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올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 전환할 수 있다. 자금 경색을 풀기 위해 금융당국이 완화해줬던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7월부터는 정상화되는 만큼, 은행권이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신 금리를 올리거나 은행채 발행량을 확대할 전망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인 2%를 훌쩍 상회하는 5%대가 유지되고 있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전날 금통위에서 이번 금리 인상기에서의 기준금리 최종 수준을 두고 금통위원 중 절반이 “3.75%도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