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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성장 2분기 0%대·美 ‘물가 쇼크’…G2 경제 동반침체 경보

입력 | 2022-07-16 03:00:00

[‘글로벌 복합위기’ 현장을 가다]
글로벌 복합위기 확산 공포 커져
中경제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아
美 구글 채용축소-MS 직원감축




《‘세계의 성장 엔진’이 차갑게 식고 있다. 중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창궐해 우한 지역이 전면 봉쇄된 2020년 1분기(1∼3월)에 역성장(―6.8%)한 것을 제외하면 역사상 최악의 수치다.》


미국에서는 실업급여 신청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고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그동안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 경제 회복의 버팀목으로 인식돼온 고용시장마저 냉각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41년 만에 최고치인 9.1%까지 치솟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보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고물가를 감당하지 못한 시민들은 무료로 음식을 나눠주는 ‘푸드 뱅크’로 몰리는 실정이다.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글로벌 복합위기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GDP가 29조2464억 위안(약 5732조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일부에서는 올 1분기 살아나는 듯했던 경기 반등 동력마저 사라져 2020년보다 더 심각한 ‘차이나 쇼크’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 1분기 18.3% 성장하며 최고점을 찍은 후 7.9%(2분기), 4.9%(3분기), 4.0%(4분기)로 분기마다 성장률이 떨어졌다. 그러다가 올 1분기 4.8% 성장해 기대감을 줬지만 이내 0.4%까지 고꾸라진 것이다. 최근 감염력이 더 강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고강도 방역조치가 지속될 수밖에 없어 하반기 경제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 노동부가 14일 발표한 지난주(3∼9일) 실업급여 신청 건수는 24만4000건으로 전주보다 9000건(3.8%) 늘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던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구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채용 축소 방침을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MS)도 직원 1만8000여 명 감축에 나섰다.



‘中 경제심장’ 상하이 ―13.7% 성장… 美는 무료급식소 긴 줄


G2 경제 동반침체 경보
코로나 봉쇄 여파 ‘차이나 쇼크’

美 실업급여 신청 8개월만에 최다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급락한 것은 중국 정부가 4, 5월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주요 대도시들을 전면 또는 부분 봉쇄시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편 영향이 크다. 두 달간 봉쇄된 상하이의 경우 2분기 성장률이 ―13.7%로 수직 낙하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일시적으로 막았지만 ‘BA.5’ 변이의 재확산으로 강력한 방역정책이 상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해 경기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침체가 나아질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중국의 올해 성장 목표 5.5%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 등은 이미 중국의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4.3%까지 낮춰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서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었던 중국은 현재 글로벌 성장 엔진이 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향후 10년간 훨씬 더 느리게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곳곳에선 푸드뱅크를 찾는 극빈층이 다시 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푸드뱅크는 6월 셋째 주 4271가구에 음식을 제공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가구 수가 78% 증가했다. 캘리포니아주 앨러미다카운티 푸드뱅크는 58% 이상 뛰었고, 델라웨어주 역시 두 배가량 무료 배급 가구가 늘었다. 피닉스 세인트메리 푸드뱅크 앞에서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토마시나 존 씨는 AP에 “휘발유 값 아끼려고 이웃과 함께 차를 타고 왔다. 물가가 너무 올라 이런 도움 없이 버티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물가 상승은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 물가를 낮추는 것은 조 바이든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며 “물가를 통제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연준에선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빨리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이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밟는 대신 지난달과 같은 수준인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나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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