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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더 나은 존재가 되고 싶은 인간의 역사

입력 | 2022-07-09 03:00:00

◇자기계발 수업/안나 카타리나 샤프너 지음·윤희기 옮김/488쪽·1만9800원·디플롯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 욕구는 본능이기에 자기계발은 인류 시작과 함께 존재했다. 영국 켄트대 문화사 교수인 저자는 중국 고대 문헌부터 빅토리아 시대 가정주부를 위한 연감까지 각종 자료를 검토해 자기계발 핵심 전략 10가지를 추렸다. ‘너 자신을 알라’ ‘마음을 다스려라’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등이다. 저자는 이들 전략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하고, 오늘날 자기계발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핀다.

소크라테스의 격언 ‘너 자신을 알라’는 개념을 처음 담은 자기계발서는 이탈리아 사상가 마르실리오 피치노의 ‘삶에 관한 세 권의 책’(1489년)이었다. 타고난 소질을 제대로 알아야 평생을 헌신할 천직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마음 챙김’을 강조하는 최근 경향은 과거와 미래에 얽매이기보다 현재의 시간에 머무르라고 강조한 로마 철학자 아우렐리우스의 말에 뿌리를 뒀다. ‘알라딘’에서 세 가지 소원을 말하라는 요정 지니에게 한 가지 소원을 지니를 위해 남겨두겠다는 알라딘에게서는 ‘선한 삶을 지향하라’는 격언, 즉 이타주의를 읽어낸다.

동서양에서 달리 해석되는 자기계발 격언을 비교해 가치관의 차이도 보여준다. 서양에서의 ‘내려놓음’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기보다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겨울왕국’의 엘사가 왕관을 벗어던지며 ‘렛 잇 고’를 부르는 모습이 서양식 내려놓음의 예다. 이에 비해 노자의 도덕경 속 ‘무위(無爲)’처럼 동양식 내려놓음은 평정심과 내면의 평화 달성을 뜻한다고 설명한다.



김재희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