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3박4일간의 첫 방미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박 장관은 3박4일 일정동안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과 면담을 갖는 등 전방위적 외교전을 펼쳤다.
블링컨 장관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번 미국 방문에서 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처음으로 대면 협의를 가졌다. 첫 만남이었지만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특히 두 장관은 서로를 ‘퍼스트 네임’인 ‘진’, ‘토니’로 편하게 부르는 등 친근감도 과시했다.
두 장관은 13일(현지시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우려 및 단합 대응 의지를 공유하고, 북한 문제를 한미 간 정책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박 장관은 “북한은 또 다른 핵실험 준비를 마쳤으며,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라며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이는 오직 우리의 억지와 국제적 제재를 강화할 뿐이며, 북한을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킬 뿐”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냈다.
또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를 담은 유엔 안보리 신규 제재를 미국 측과 추진하기로 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조기 재가동에 합의하고,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전략자산 전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한미는 북핵에는 단호한 경고 메시지를 내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어뒀다. 박 장관은 “우리는 북한과의 전제 조건 없는 대화를 추구한다”라며 “북한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로 복귀하기를 촉구한다”라고 했다. 코로나19 관련 인도주의 원조 제공 의사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외교장관으로는 이례적으로 에너지부·상무부 장관과도 면담을 진행해 ‘경제안보’ 외교에도 집중했다. 안보에 집중됐던 한미동맹이 기술·경제동맹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박 장관은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면담하고, 한미 원자력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 장관은 원자력 역할 확대라는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한미 간 원자력 협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글로벌 공급망 위축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상무부 장관과의 면담도 눈길을 끌었다. 박 장관은 15일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과 만나 한미 경제기술 동맹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조를 지속해나가기로 했다.
두 장관은 한미 간 경제안보에 관한 전략적 소통 강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박 장관은 한미 간 외교·상무 장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2+2 회담’도 제안했다.
이날 일정을 함께 한 워싱턴 내 동포사회 대표들에게는 한미동맹을 위해 애써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2023년 한인 미주이민 120주년을 맞아 앞으로도 한미동맹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번 방미의 중요한 성과는 향후 5년간 한·미 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글로벌 중추 국가(GPS·Global Pivotal State)로서 세계 자유와 평화,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라고 자평했다.
이어 “미국 측은 이런 윤석열 신정부의 의지를 적극 환영했다”라며 “또 다양한 글로벌 도전 과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하고 포괄적인 한·미 간 전략 파트너십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서울·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