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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4선 서울시장’ 오세훈… 당내 “여권 차기주자 입지 굳혀”

입력 | 2022-06-02 03:00:00

[선택 6·1 지방선거]오세훈 1년만에 연임 성공



미소 띤 오세훈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저녁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마련한 개표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복귀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6·1지방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하며 헌정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이라는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도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둔 오 후보는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도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앞섰다. 2000년 16대 총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정계에 입문한 오 후보는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여권의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득표율 두 자릿수 앞서며 꾸준한 우위
오 후보는 2일 오전 1시 30분 기준으로 56.7%를 얻어 41.7%를 얻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오 후보는 개표가 진행 중인 서울 25개 구 중에서 관악구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송 후보에게 앞서 나갔다.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유 있게 앞섰던 오 후보는 이날 개표 내내 송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제쳤다. 특히 구로구, 강서구 등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도 오 후보는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오 후보의 선전은 국민의힘이 서울시 25개 구청장과 110석 시의회 선거의 약진하는 배경이 됐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구청장 25개 중 24개, 시의회 110석 중 102석을 싹쓸이했지만 2일 오전 1시 30분 현재 국민의힘은 전체 구청장 과반인 13곳에서 앞서고 있다. 오 후보가 “구청장·시의원·구의원 모두 3분의 2 이상 당선시켜 서울시가 변화할 수 있게 힘을 모아 달라”고 읍소하면서 구청장·시의원 선거에서의 의석 회복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2024년 총선을 준비하기 위한 조직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4선’ 고지 밟고 차기 대선주자 굳히기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부인 송현옥씨가 1일 밤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축하 케익을 자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 후보는 이번 승리로 수도 서울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네 번 출마해 네 번 모두 당선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다만 2011년에는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자진사퇴하면서 “보수진영 궤멸을 불렀다”는 비난을 짊어졌지만 지난해 10년 만에 시장직에 복귀하며 화려한 부활을 선언한 데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서울 전문가”란 호칭을 다시금 입증한 것.

특히 이번 임기에는 새로 재편된 구청장단과 시의회를 발판 삼아 ‘오세훈표’ 정책 추진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속통합기획’과 ‘상생주택’ 등 부동산 정책뿐만 아니라 TBS(교통방송) 재편, 청년 맞춤형 정책 ‘서울 영테크’ 등 역점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 후보가 지난해 당선 이후 서울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제시한 청사진 ‘서울비전 2030’도 한층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여권에서는 “아직 당내에 선명한 차기 대선 유력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오 후보가 명실상부한 거물로 떠올랐다”는 전망이 나온다. 2006년 시장직에 처음 취임한 직후부터 ‘보수진영 대권 잠룡’으로 불려왔지만 이번 당선으로 비로소 ‘확실한 차세대 주역’의 자리를 굳혔다는 것. 오 후보의 당선에 따라 서초구청장 출신인 조은희 의원 등 서울 지역 의원들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인 김병민 윤희석 전 대변인 등 측근 그룹도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 후보는 아직 차기 대선 행보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달 1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2027년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서울시장) 5선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오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임기 1년이 비전을 제시하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의 임기 4년은 실행력을 발휘할 시간”이라며 “우선 서울시장으로서의 성과부터 내야 하는 만큼 대권 도전은 그 다음 이야기”라고 말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