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조정훈, 작심 비판 “우상이던 586세대 괴물 되어가는 듯”

입력 | 2022-04-21 10:13:00

“소수의견 보장 절차 하나씩 무력화…입법독재”
“피해는 오로지 국민, 특히 미래세대가 질 것”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뉴스1


범여권 인사로 분류돼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캐스팅 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 대표는 21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 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이후 세대로서 민주화를 이룬 선배들을 우상처럼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우상들이 괴물이 돼가는 게 아닌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형배 의원의 탈당 임시적, 전략적 탈당 또는 꼼수 탈당은 좀 분노가 된다.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의원님이었다”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민주당의 ‘위장 탈당’ 논란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운영소위에 한 명의 비교섭 단체를 넣은 것은 소수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자는 중요한 장치다. 이것을 스스로 무너뜨리면서 더 큰 대의를 지키겠다는 것은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가능하다는 건데 우리 초등학생들한테 이게 설명 가능할까? 내가 딸이 중학생이 있고 초등학생이 있는데 설명을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주의에서 아주 중요한 소수에 대한 절차, 필리버스터도 그렇고 운영(소)위원회 한 명의 역할도 그렇고 소수에 대한 (의견) 보장들을 하나씩 무력화하면서 ‘172석의 뜻을 이루겠다, 내 길을 막지마라’ 이거지 않느냐. 무서운 힘의 발현인데, 그 힘의 일부가 되지 않는 사람들은 두렵다”고 했다.

또 “586 운동권 선배님들이 반독재를 위해서 피 흘려 싸웠는데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를 살아보지 못한 세대가 아닌가. 반독재 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했지만 어떻게 보면 (민주당이 하는) 이게 민주독재, 입법 독재”라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필리버스터에 동참해 달라, 저지해 달라는 문자 등으로 제 핸드폰이 너덜너덜 해졌다. 양쪽 다 그런 요구를 해오시고 관심이 많은 분들께서도 문자를 보내고 계셔서 중요한 문자를 놓치는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강행 명분으로 삼는 것에 대해서는 “내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5월 10일이면 세상이 망할 것처럼 서두르다보면 아주 좋은 취지도 정파싸움으로 비칠 수 있고 망칠 수 있다.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 특히 미래세대가 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좀 천천히 가자, 그래도 된다. 국민들이 지지하면 촛불로 대통령도 밀어냈는데 이거 하나 못하느냐. 국민들이 검찰개혁 위해서 촛불 들겠다고 하면 누가 못하겠나. 국민을 한 번 믿고 천천히 가서 보다 완전하고 보다 탄탄한 검찰개혁하자는 게 제 주장”이라고 했다.

앞서 조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무너진 분위기다. 지쳤다. 개혁 방식을 두고 한국 사회가 분열하더니 이제는 개혁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정도로 ‘정치 편 가르기’의 영역이 돼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견제받지 않는 권력에 대한 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다. 정치 보복성 수사도 사라져야 한다”면서도 “다만 지금 논의되고 있는 검수완박은 개혁이 아니라 권력의 이동에 가깝다”며 민주당의 검수완박 강행에 반대 입장을 표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