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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 5년만에 정권교체…“위대한 국민의 승리”

입력 | 2022-03-10 04:59:00


220310 윤석열 대통령 당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꽃다발을 받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해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고, 같은 해 6월 29일 정치 참여를 선언한지 254일 만에 대통령에 당선 된 것.

유례없는 박빙 승부로 펼쳐진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개표 내내 접전을 벌였다. 10일 오전 4시 39분 99.22%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윤 당선인은 48.59%(1627만9874표)를 얻어 47.79%(1601만2749표)를 얻은 이 후보를 0.80%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두 사람의 격차는 26만7125표로 헌정 사상 가장 적은 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 속에 치러진 이번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7.1%로 집계됐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 이익만을 위한 정권교체”를 강조했던 윤 당선인은 “위기에 강한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앞세운 이 후보와 초접전을 펼쳤다. 개표 초반 이 후보에게 뒤졌던 윤 당선인은 10일 0시 32분 경 개표가 51.1% 진행됐던 시점에서 처음으로 역전했다. 이후 1위를 계속 유지하며 마침내 당선을 확정지었다.

윤 당선인은 이번 대선 승리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최초의 ‘0선’ 대통령이 됐다. 윤 당선인의 선출직 선거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기에 첫 검사 출신 대통령, 첫 서울대 법대 출신 대통령도 윤 당선인이 세운 최초의 기록들이다. 또 대한민국의 13번째 대통령이 될 윤 당선인은 첫 서울 출생 대통령이다.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윤 당선인은 10일 오전 3시 56분 경 자택을 나섰다. 주변을 가득 메운 지지자들에게 윤 당선인은 “주무시지도 못하고 이렇게 나와 계신 줄 몰랐다”며 “정말 그동안의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을 찾아 의원, 당직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사전투표 직전인 3일 전격적으로 윤 당선인과 후보 단일화를 택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상황실에서 윤 당선인을 맞이했다.

윤 당선인은 “오늘 이 결과는 저와 우리 국민의힘, 그리고 우리 안 대표와 함께 한 국민의당의 승리라기보다는 위대한 국민의 승리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제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 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대선 레이스를 함께 했던 이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며 “두 분께도 감사드리고, 결과는 이루지 못했지만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우리 모두 함께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고 두 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220310 윤석열 대통령 당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을 찾아 지도부와 환호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어진 대국민 감사인사에서 윤 당선인은 “최우선으로 국민통합을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진보 보수 진영이 각각 대대적으로 결집하며 이번 대선이 헌정 사상 가장 치열했던 만큼 통합에 각별한 의지를 드러낸 것.

또 윤 당선인은 “우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빠른 시일 내 합당 마무리를 짓고, 더 외연을 넓히고, 국민의 지지를 받고, 고견을 경창하는 아주 훌륭하고 성숙된 정당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고 저도 많이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당선 확정 직후 윤 당선인이 빠른 합당 의사를 밝히면서 안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1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윤 당선인은 이후 당 핵심 관계자들과 함께 인수위 인선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대선 승리로 국민의힘은 탄핵 정국과 이어진 2017년 대선 패배로 내줬던 정권을 5년 만에 되찾아오게 됐다. 또 2016년 총선부터 시작됐던 국민의힘의 전국 단위 선거 4연패도 끊어냈다. 1987년 이후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이 10년 주기로 번갈아 집권했던 것과 달리 국민의힘과 윤 당선인은 5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당선인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행사에서 당원들이 축하의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까지 윤 당선인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 후보는 윤 당선인보다 먼저 소감을 밝혔다. 그는 10일 오전 3시 34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선을 다했지만 부응하지 못했다”며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며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선에서 2.37%를 얻은 심 후보는 주요 정당 후보 중 가장 먼저 패배를 인정했다. 심 후보는 10일 0시 44분 “저조한 성적표가 솔직히 아쉽지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국민의 평가인 만큼 겸허히 받들겠다”며 “비호감 선거로 격화된 진영 대결 가운데 소신 투표해 주신 지지자 여러분들의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