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LCC, 고용지원금 연장 여부 ‘촉각’… 유지돼도 高유가 ‘암초’

입력 | 2022-02-21 03:00:00

코로나로 제주항공 등 적자 예상
지원 못받으면 무급휴직 등 가능성




저비용항공사(LCC)들에 대한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적자 행진 중인 항공사들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면 직원들의 무급휴직을 늘리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어서다.

20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항공사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연장 여부를 이르면 이번 주 중 결정할 예정이다. 제주항공, 진에어, 부산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돼 2020년 3월부터 정부로부터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왔다. 하지만 고용보험법상 지원금 혜택을 3년 연속 받는 것은 제한된다. 관할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인정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3년 연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정부의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 평균(컨센서스)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는 지난해에도 대규모 손실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은 2020년 3358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도 3225억 원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1999억 원)와 티웨이항공(1570억 원)도 2021년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자 저비용항공사들은 기업들이 통상 2월에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3월 사업보고서를 통해서만 이를 공시하기로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일단 저비용항공사에 대해서는 고용유지지원금이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가이드라인에 매출 등 객관적인 경영 지표를 통해 경영 상황을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 만큼 실적이 개선되지 않은 저비용항공사들은 지원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에는 회사 측이 고용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될 항공사들이 유급휴직 중인 직원들을 대거 무급휴직으로 전환시킬 것으로 보인다. 항공사들이 인력 감축을 시도할 수도 있다. 조종사노동조합 연맹은 “사업주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확대 및 연장해 달라”고 주장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이 유지된다 해도 저비용항공사들의 어려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맞춰 준비하던 국제선 운항 재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 탓에 대부분 중단됐다. 운항 편수가 늘어난다 해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국제 항공유 평균 가격은 2월 둘째 주 기준 배럴당 111.17달러로 1년 전보다 68% 올랐다. 항공사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매출이 회복된다 해도 이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