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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딸, 대여금 명목 11억-성과급-아파트… 총25억 특혜 논란

입력 | 2022-02-08 03:00:00

朴 前특검-화천대유 수상한 돈거래




경기 성남시 대장동 민간개발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근무 중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박모 씨가 최근 3년간 회사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11억 원의 거액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성과급과 대장동 아파트 분양 등을 합칠 경우 논란이 되는 금액은 최대 25억 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검찰은 이 같은 박 전 특검 측과 화천대유 간 수상한 관계를 수개월 전 포착하고도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화천대유에 근무한 아들이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박 전 특검의 딸과 비슷한 25억 원(세전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검찰에 구속된 것과도 대비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박 전 특검 측은 빌린 돈, 회사는 빌려준 돈이라고 해 문제 삼기 어렵다. 곽 전 의원 사안과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 단기대여금 11억 원 朴 측 “정상 대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화천대유가 박 씨에게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11억 원을 지급한 거래 명세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천대유는 박 씨에게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11억 원을 건네면서 연이율 4.6%에 3년 기한의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한다.

박 씨는 이 밖에도 2020년 6월 성과급 및 퇴직금 등 명목으로 향후 퇴직 시점에 5억여 원을 받기로 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화천대유 회사 보유분이던 대장동 아파트 1채(전용면적 84m²)를 시세가 아니라 2018년 12월 일반분양 당시 가격인 6억∼7억 원가량에 분양받았다. 현재 대장동의 같은 면적대 아파트 시세가 15억 원 정도인 만큼 8억∼9억 원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총 24, 25억원의 혜택을 본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박 씨는 2016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했는데, 지난해 9월 특혜 의혹이 불거진 직후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특검 측은 7일 입장문을 내고 “화천대유에 5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가정상의 필요 등에 따라 회사로부터 차용증을 작성하고, 정상적으로 대출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른 직원들도 같은 절차로 대출받았고, 박 전 특검 딸의 경우 아직 기일이 도래하지 않았으나 일부를 변제했고, 향후 남은 대출금을 변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연봉이 6000만 원가량으로 알려진 직원에게 10억 원 넘는 돈을 선뜻 빌려주는 회사는 드물다”며 “박 전 특검과 화천대유 간 대가성 거래 의혹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화천대유의 다른 직원들이 회사에서 빌린 돈은 1억∼2억 원 수준으로 박 전 특검 딸과 같은 거액 대출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檢, 수개월 전 자금 흐름 포착하고도 수사 더뎌
검찰 안팎에서는 박 전 특검이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부터 화천대유 측과 거액의 자금 거래에 연루됐던 점을 감안해 딸 박 씨에게 건네진 특혜성 수익의 성격을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직후인 2015년 4월 인척인 분양대행업체 A사 대표 이모 씨로부터 5억 원을 자신의 계좌로 건네받고, 이를 다시 화천대유 측에 이체했다.

검찰은 수사 초기였던 지난해 10월부터 광범위한 계좌 추적 등을 통해 화천대유와 박 전 특검 딸 간의 자금 거래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특검의 딸이 차용증을 작성해둔 데다 대가성 입증이 어려워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7일자 인사를 통해 대장동 전담수사팀 규모를 기존 25명에서 20명으로 축소했다. 평검사 인사 등에 따라 일부 수사팀이 교체됐는데, 팀장인 김태훈 4차장검사와 수사 총괄인 정용환 반부패강력수사1부장, 유진승 경제범죄형사부장 등은 유임됐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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