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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 이방원’ 와이어 묶였던 말 죽었다…KBS “책임 깊이 통감”

입력 | 2022-01-20 18:26:00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측이 촬영 중 말을 학대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해당 말이 며칠 후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태종 이방원’ 측은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고 장면은 7회에 방송된 장면으로 극 중 이성계(김영철 분)가 낙마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촬영진은 말을 와이어에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고 그 과정에서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졌다.

이 소식을 알린 것은 동물자유연대였다. 연대는 19일 성명서를 통해 ‘태종 이방원’ 측이 촬영 중 말을 학대했다고 주장하며 촬영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 측은 “‘태종 이방원’에서 말을 강제로 쓰러뜨린 장면은 명백한 동물 학대”라며 “이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던 촬영 현장에서의 동물 학대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태를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태종 이방원’ 측은 “낙마 장면 촬영은 매우 어려운 촬영이라 말의 안전은 기본이고 말에 탄 배우의 안전과 이를 촬영하는 스태프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제작진은 며칠 전부터 혹시 발생할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준비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촬영 당시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의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사고 직후 말이 스스로 일어났고 외견상 부상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말을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태종 이방원’ 측은 촬영 후 1주일쯤 뒤에 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태종 이방원’ 측은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사고를 방지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이 벌어진 점에 대해 시청자분들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KBS는 이번 사고를 통해 낙마 촬영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에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