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위주로 상장前 투자 확산… 한국장외시장 시총 1년새 84% 급증 공모주 열풍 타고 내년에도 주목… 성장 가능성 높지만 변동성 유의해야
직장인 김모 씨(36)는 지난해 5월 장외시장에서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인 A사에 3억 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치매 치료제 소식을 듣고 결단을 내린 것. 당시 1만4500원이었던 주가는 70% 넘게 뛰었다. 그는 “이 회사가 내년 상반기(1∼6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면 주가는 더 크게 뛸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올해 공모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김 씨처럼 한발 앞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하는 ‘선(先)학개미’들이 늘고 있다. 잠재력 있는 종목이 상장되기 전에 발 빠르게 사들여 상장 뒤 큰 수익을 거두려는 이들이다. 하지만 비상장 기업은 공시 정보가 부족한 만큼 투자 위험도 크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MZ세대가 밀어올린 비상장주 시장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비상장주 투자가 활발하다. 10월 기준 증권플러스 비상장 이용자의 43.8%가 20, 30대로 나타났다. 이들은 두나무나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케이뱅크 등 빅테크 관련주나 온페이스게임즈 등 메타버스 관련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등을 통한 비상장 거래에 주식시장 큰손인 중장년층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민아 증권플러스 비상장 매니저는 “중장년층이 모바일 거래에 취약하다는 통념과 달리 50대 고객 비율이 21%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 “성장 가능성 높지만 변동성도 커”
금투업계도 선학개미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미국 장외주식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KB증권 역시 최근 비상장 기업 분석을 위해 신성장기업솔루션팀을 신설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