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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값 폭등에 동네카페 사장 ‘울상‘…”월급만 빼고 다 오르네요”

입력 | 2021-11-25 07:14:00


“우유값에 이어 원두값까지 올랐네요. 요즘 젊은 사람들 말로 안 오르는 건 월급밖에 없는 것 같아요.”

최근 원두값이 지난해보다 약 2배 급등하면서 대구지역 동네카페 사장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원두값 폭등은 브라질이나 베트남 등 주요 생산지에서 이상기후와 신종 코로나19에 따른 락다운(봉쇄), 그리고 물류대란으로 원두 공급이 크게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1년 단위로 원두를 선(先)구매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와는 달리 원두를 적게 자주 구입하는 식이라 원두 가격 상승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국제원두가격 기준인 커피C 선물 가격이 파운드(약 454g)당 2.33달러에 거래했다. 이는 1년 만에 약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며 9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대다.

국내 주요 원두 공급업체들도 이미 최근 원두 공급 가격을 ㎏당 1000~3000원 가량 올렸다.

25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만난 카페 사장 이모(38)씨는 “커피 원두 가격 폭등으로 인해 소득이 줄었다”며 “위드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던 영업에 조금이나마 나아지려는데 이제는 원두값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들과 달리 우리는 원두값 상승에 직격탄을 맞는다”며 “이렇게되면 ‘프랜차이즈보다 값 싼 동네 커피’라는 이미지는 없어지게 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프랜차이즈 대비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고 있는 동네 카페 사장들은 원두값 상승으로 인해 줄어든 소득에 하나같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원두값이 계속 급등하면서 어쩔 수 없이 커피 가격을 올려야 될 것 같다는 사장들도 있다.

동성로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조모(40대)씨는 “생두 가격이 올라 원두도 비싸게 구매하고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커피값을 올릴 예정이다”고 전했다.

신모(35·여)씨는 “가게 월세며 카페 운영을 위한 돈을 마련하려면 어쩔 수 없이 커피값을 올려야 한다”며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줄어든 소득에 커피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쉽지 않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면 당연히 손님도 줄어들 것이 뻔하기 대문이다.

이에 주변 카페의 상황을 지켜보며 ‘눈치’를 보는 사장들도 적지 않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명 핫(?)한 곳으로 유명한 카페를 운영하는 연(34)모씨는 “저는 제가 직접 원두를 볶고 있지만 내년에 원두 가격이 더 오른다면 커피값을 올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원두값이 더 오르면 주변 상황을 보고 올리려고 하는데 지금은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안 올까 봐 눈치 보이네요”라고 걱정했다.

최모(34·여)씨도 “저렴한 커피라는 인식이 강한 동네 카페가 이제는 프랜차이즈 카페만큼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며 “손님을 생각하면 가격을 올리지 말아야하는데 나도 먹고 살아야하는 입장이다보니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근처 카페 사장들과 소통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공시생들을 상대로 저렴한 커피를 판매하는 김모(59·여)씨는 “카페 사장들끼리 서로 소통을 하고 가격을 올렸으면 좋겠다”며 “장사하는 사람이 손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원두 가격 급등이 소비자한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계속 가격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것으로 전망했다.

이흥주(46) 한국관광식음료협회장은 “지금 브라질의 기후변화와 코로나19로 원활하지 못한 물류 공급으로 원두값이 최소20~35%까지 올랐다”며 “앞으로도 더 가격이 급등할 예정이라 앞으로 소비자들도 커피값이 오르는 것을 체감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