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일 제65주년 국군의 날에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군 장병들의 시가행진이 펼쳐지고 있다. 행진엔 병력 4500여 명, 기계화부대 차량 등 37종 105대의 장비가 참여했다. 특히 당시 비공개 무기였던 탄도미사일 ‘현무2’, 순항미사일 ‘현무3’ 등도 공개됐다. 동아일보 DB
15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내년도 예산 편성안에 열병식, 시가행진 등 제74주년 국군의 날 행사 비용으로 79억 8500만 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군의 계획대로라면 2013년 이후 9년 만에 대규모 국군의 날 행사가 이뤄지는 것. 2018년 국군의날 행사에는 27억 2400만 원이 집행됐다. 국방부는 “새 정부 첫해 강한 국방력을 보여주기 위해 대규모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같은 정부 예산안은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5주년 단위로 대규모 행사를 열어온 전례와 다르게 내년 대규모 행사가 추진되는 건 군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2019년 부대관리훈령을 개정해 대규모 행사 시점을 ‘5년 주기’에서 ‘통수권자 취임 첫해’로 바꿨기 때문이다.
2018년 10월 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가수 싸이가 공연을 하고 있다. 당시 행사는 저녁(오후 6시 반)에 시가행진, 열병식도 생략한 채 진행됐다. 동아일보 DB
2018년 제70주년 국군의 날 행사는 저녁(오후 6시 반)에 시가행진, 열병식도 생략한 채 드론 시연, 가수 싸이 축하공연 등으로만 진행됐다. 그해 판문점 및 평양 남북 정상회담, 9·19 남북군사합의가 이뤄져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가 반영됐다지만 북한을 의식해 초라한 국군의 날 행사가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반면 북한은 노동당 창건일이나 건군절 등에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해왔다.
강 의원은 “현 정부가 2018년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5년 주기 대규모 국군의 날 행사를 축소한 건 매우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국군의 날에는 우리의 강한 국방력을 국민들에게 선보일 필요가 있고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게 전쟁 억제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열병식과 시가행진 등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