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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시작되자 또다시 빈틈 파고든 영악한 바이러스

입력 | 2021-11-11 07:26:00

뉴스1 © News1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코로나)이 시작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자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주말 효과로 1000명 대로 내려갔던 신규 확진자 규모는 다시 2000명 대로 치솟았다.

변이와 진화로 더욱 영악해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겹겹의 방역망을 뚫고 다시금 빈틈을 파고들면서 방역당국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1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460명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고치다. 사망자도 전날 14명이 발생했는데 사망자가 두 자릿수가 발생했음에도 위중증 환자가 직전일 보다 35명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코로나19 관련 수치의 질이 좋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역시나 위드코로나 시행과 함께 낮아진 경각심과 계절적 요인 등이다. 그중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방역의 빈틈이라고 할 수 있는 취약층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일상에서 예방 접종률이 크게 오르자 코로나19의 첫 번째 타깃은 고령층이 된 모습이다. 지난 4일 인구 10만 명 당 0.70명이던 위중증 규모는 전날 기준으로 0.89명까지 치솟았다. 이 중 대다수는 60대 이상으로 전체 460명 가운데 381명(82.83%)다. 10명 중 8명은 고령층이라는 의미다.

지난주 사망자도 고령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80세 이상이 80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6명, 60대가 16명으로 60세 이상 고령층이 96.8%를 차지했다. 최근 5주간 집계를 봐도 사망자 총 452명 중 89.6%인 405명이 60대 이상이었다.

위중증 환자가 대부분 고령층인 가운데 위중증을 거쳐 사망에 이르는 사람들은 역시나 미접종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주간 사망자 452명 중 71.9%인 325명은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접종률이 크게 오르자 바이러스가 고령층, 특히 미접종 고령층을 파고 들었고 이 영향이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다른 수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4월 3일부터 10월 30일까지 확진자 약 26만 명을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로 나눠 분석한 결과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2.93%로 나타났지만, 접종완료자의 중증화율은 0.56%에 불과했다. 위증증 환자가 가장 많은 80세 이상에서 미접종자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27.41%, 접종 완료자의 중증화율은 8.32%로 차이가 컸다. 치명률도 미접종자가 0.6%로 접종완료자의 0.12%보다 높았다.

이는 전체 지표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8주간 만 18세 이상 확진자 8만5998명 중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경우는 72.5%, 완전 접종군은 27.5%로 나타났다.

예방 접종이 성인에 집중되다 보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두 번째 타깃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되고 있다. 백신 접종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생을 제외하면, 7살에서 17살 소아·청소년들의 확진자가 크게 늘었는데 지난달 둘째 주 1400명대에서 이달 첫째 주엔 약 2500명으로 늘었다.

대다수의 학교가 전면 등교를 시행하고 있다 보니 소아·청소년들의 집단감염 사례도 크게 늘었다. 수치로 살펴보면 등교 수업이 진행 중인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는 99%가 넘고 이 중 학교에 나와 수업을 받는 학생도 80%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집단 생활을 하고 있는건 데 최근 2주간 신규 집단감염 사례 166건 중 교육 시설이 47건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방역 당국은 여러 방역 지표들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방역수칙을 준수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환자 및 사망자 수, 감염재생산지수 등 여러 방역지표들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현재로서는 미접종 확진자의 총규모가 어느 정도 증가할 것인지가 앞으로 위중증 환자의 증가 속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며 예방 접종을 당부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도 “모든 사람이 추가 접종을 할 필요는 없지만,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층은 꼭 맞아야 한다”며 “요양병원의 경우는 가능하면 빨리 맞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