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 SNS 폭로… 현재는 삭제 8일 ‘6중전회’ 앞두고 파장 주목 ‘상하이방’ 제거 일환일 가능성도
중국 유명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5)가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 겸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2일 폭로한 가운데 이 사건이 8일부터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 등 중국 정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장 전 부총리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경쟁 집단이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방’에 속해 있다. 이번 일로 상하이방이 더 위축돼 시 주석의 장기 집권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과 공산당 지도부 전체의 도덕성이 큰 타격을 입어 시 주석에게도 좋을 것 없다는 지적이 맞선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 “공산당은 이미 실각한 고위 관리들의 성적 비리를 폭로하는 관행이 있다”며 2014년 실각한 상하이방 출신의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이 몰락할 때도 성 추문과 비리 사건이 같이 터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폭로가 시 주석의 경쟁세력 제거 작업의 하나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장 전 부총리가 2007∼2012년 톈진시 당서기로 재직할 때 불거졌던 시 고위 인사의 비리 사건들이 3일 갑자기 중국 최고 사정 및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왔다는 사실도 이 추측에 힘을 더한다.
장 전 부총리가 시 주석 집권 1기 고위직을 지낸 만큼 시 주석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펑솨이가 올린 웨이보 폭로 글이 30분 만에 삭제됐고 이후 당국이 인터넷에서 펑솨이의 이름은 물론이고 테니스라는 단어의 검색까지 차단한 것도 당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의미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