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 태평양회의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 개최
독립운동가 신규식.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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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욕심을 낸 나라는 귀국이다. 귀국은 국제조약에 따라 태평양회의에서 한국독립 문제를 제출해주기 바란다.”
1921년 10월 상해임시정부 국무총리 대리 신규식(1879~1922)이 일본 시민단체들에 보낸 편지글 중 일부다. 동아시아 평화에 한국 독립이 필수인 만큼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태평양회의에서 논의하도록 시민단체들이 압박해달라는 것. 당시 국제사회에서 승인 받지 못한 임정은 일본 내 양심적 시민단체들을 설득하고자 했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태평양회의는 1921년 11월 11일부터 1922년 2월 6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회의다.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등 9개국 대표들이 참석해 해군 군비축소와 아시아 태평양지역 평화문제를 논의했다. 최근 단국대 동양학연구원은 ‘태평양회의와 독립운동가들’ 학술회의를 열고 태평양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해 외교적 해법을 모색한 독립운동가들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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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홍진. 동아DB
신규식이 외교전을 펼칠 수 있던 배경에는 국내외 단체들의 자금 지원이 있었다. 김용달 전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태평양회의와 홍진’ 논문에서 임시의정원 의장이었던 홍진(1877~1946)을 조명했다. 홍진은 태평양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듣고 1921년 8월 13일 상해에서 ‘태평양회의외교후원회’(외교후원회)를 결성해 대표단이 회의에 참가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어떤 나라든 우리 독립을 방해하는 자는 곧 우리의 적이다’는 선언서를 담은 홍보지 ‘선전’(宣傳)을 발행해 태평양회의 참가국들에게 한국 독립을 승인할 것을 요구했다.
독립운동가 장형. 동아DB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