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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勞勞 고용갈등에 기이한 이사장 단식, 건보공단의 황당극

입력 | 2021-06-16 00:00:00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조가 공단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공단 정규직 노조는 이에 반발하는 ‘노노(勞勞)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공단 이사장은 양측에 양보를 호소하며 단식농성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건보 고객센터 상담사 1600여 명 중 민주노총 노조원 970여 명은 10일 파업을 시작했다. 전 직원을 공단이 직접 고용해달라는 게 요구조건이다. 하지만 같은 민주노총 소속 공단 노조는 “공정성을 해치는 역차별”이라며 반대하면서 정규직화 협상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0) 정책’ 탓에 벌어진 전형적 노노 갈등이다.

고객센터 직원들은 공단에서 전화상담 업무를 위탁받은 효성ITX, 제니엘 등 민간업체의 정규직이란 점에서 직고용 요구는 무리한 부분이 많다. 공공기관 취업을 원하는 준비생들이 줄을 서 있는 만큼 직고용이 이뤄질 경우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은 고객센터 파업 철회와 공단 노조의 협상 참여를 촉구하며 주초부터 단식농성을 벌여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정부 정규직화 정책과 공단 직원들의 반발 사이에서 옴짝달싹하기 어렵게 되자 태업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학교수 출신인 김 이사장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한 일명 ‘문재인 케어’의 설계자다.

현 정부 들어 공공부문에서 19만9538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됐고, 이 중 14만1222명은 공공기관에 직접 고용됐다. 고용된 이들은 처우가 개선됐지만 공공기관의 고용여력 축소와 인건비 급증으로 신규채용이 줄어 취업준비생들은 피해를 보고 있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손대지 않고 정규직 숫자 늘리기에만 골몰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무리한 정규직화에 제동을 걸 확실한 기준을 정부가 제시하는 것만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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