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에 '제1야당 대표'된 李, '첫 출마서' 석패 宋 與 '노쇠' 이미지 걱정…'독단적 중년' 의인화 충격 "朴탄핵 정당" 외친 李, "낡은 좌파 극복" 宋 접점 송영길 측 "꿀릴 이유 없어…여야 대화 더 협력적" 여야 대표 '정례 회동' 부활하나…"나이 의식 안 해"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만 36세’ 이준석 신임 당대표와 ‘만 58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흥미로운 비교점이 있다.
이 대표가 번번이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끝에 만 36세 나이에 제1야당 대표에 선출됐다면, 송 대표는 같은 나이이던 1999년 인천 강화·계양갑 옛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출마해 석패했다.
이후 송 대표는 2000년 16대 국회에 처음 원내에 입성해 5선 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낸 화려한 정치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4·7 재보선 참패 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가 작성한 여론조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당을 의인화한 이미지는 ‘40~50대 남성’의 ‘독단적이며 말만 잘하는 소유자’로 나타나 이를 의원총회에서 보고받은 의원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그러나 송 대표 측은 이런 우려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물리적 나이 차이보다 합리적 보수를 지향하는 이 대표와 ‘낡은 좌파’ 극복을 주창하는 송 대표를 통해 그간 막혀있던 여야 대화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이 대표가 보수 본산 격인 대구를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당성을 외치고, 국민의힘 내 극단파의 지난 총선 사전투표 부정 의혹을 앞장서 반박해온 것을 송 대표는 높게 평가해왔다는 후문이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86 운동권 맏형 격인 송 대표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인 지난달 23일 “낡은 좌파, ‘old left paradigm(낡은 좌파 패러다임)’과 맞선 노 대통령의 모습을 생각해본다”고 했다.
당 쇄신을 위해 추진한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첫 자리로 서울과 부산지역 청년들을 만나 쓴소리를 들으며 청년층에 각별히 신경쓰기도 했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나이와 관계없이 제1야당의 대표로 깍듯이 예우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우리가 기죽을 이유도, 꿀릴 이유도 없다. 정책 부문에서 합리적인 선에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여야 간에 훨씬 협력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송 대표의 중도 지향을 통해 접점이 넓게 형성되며 양자 간 케미를 기대해볼 만하다”면서 “합리적 보수인 이준석과 송 대표의 중원 싸움인 셈”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나아가 이 대표와 매달 정례적으로 만나 식사를 함께하며 소통하는 자리를 갖자는 제안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대 국회 때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의 주선으로 여야 대표들은 매달 첫 월요일 사랑재에서 오찬 회동을 갖는 ‘초월회’ 모임을 가진 바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송 대표는 이 대표와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나이차 등 항간의 얘기는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본인 스타일대로 만나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의 대두로 ‘젊은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민주당 내 기구인 청년미래연석회의도 일신할 것으로 보인다.
연석회의 공동의장인 이동학 최고위원은 “정책 위주의 논의 구조에서 새로운 어젠다를 발굴하고, 달라진 시대에 맞지 않는 틀을 과감히 전환시킬 동력을 만들려 한다”며 “그렇게 해서 민주당 내 쇄신 그룹의 역할을 자임해보려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