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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중에도 인천 잔류 이끈 ‘유비’ 유상철, 투혼으로 버틴 19개월

입력 | 2021-06-07 23:55:00

2002년 월드컵 신화의 주인공인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7일 숨졌다. 유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췌장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한 채 치료에 전념해 왔다. 사진은 유상철 감독이 지난 2019년 11월 30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기에서 K리그1잔류를 확정 지은 후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DB) 2021.6.7/뉴스1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팀(인천유나이티드)을 잔류시키며 많은 축구 팬들에게 감동을 줬던 유상철 감독이 투병 1년 7개월 만에 결국 하늘로 떠났다.

췌장암 투병 중이던 유상철 전 감독이 7일 오전 7시께 입원 중이던 서울 아산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향년 50세.

유상철 전 감독의 별세 소식에 수많은 축구팬들이 온라인을 통해 애도를 표하고 있다. 특히 유상철 감독이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인천유나이티드의 팬들은 더욱 가슴 아파하고 있다.

현역 시절, 선수로 활약하면서 유상철 전 감독은 인천과 인연을 맺은 적이 없다. 그러나 지난 2019년 5월 리그 최하위에 머물던 인천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특별한 동행을 시작했다.

의욕적으로 출발했으나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유 감독과 인천의 인연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보여준 유상철 전 감독의 투혼과 책임감은 팬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유상철 전 감독은 인천을 맡은 지 5개월 뒤에 황달 증상이 나타나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그러나 잔류 경쟁 중인 팀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해 구단 내 일부에게만 투병 사실을 전했다.

그러다 2019년 11월, 유상철 전 감독은 스스로 췌장암 4기에 이르렀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영웅이었던 유상철의 췌장암 소식에 축구 팬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도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유 전 감독이 뛰었던 일본에서도 응원의 물결이 이어졌다.

주변의 응원과 강한 의지로 유상철 전 감독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벤치를 지켰다. 수장이 병마와 싸우면서도 팀을 이끄는 투혼을 보이자 선수들도 더욱 똘똘 뭉쳐 잔류 경쟁을 펼쳤다.

결국 유 감독의 투혼이 통한 덕분인지 인천은 최종 38라운드에서 경남FC 원정 경기에서0 0-0으로 비기며 극적인 잔류에 성공했다. 유 전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 “팬들과 인천 잔류 약속을 지켰다. 이제 두 번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완쾌를 다짐했다.

유 전 감독의 투혼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에 인천은 자진 사임한 유 전 감독을 명예 감독으로 선임했다. 유 전 감독 또한 일선에서 물러났음에도 현장을 찾아 인천 경기를 직접 관전하면서 팀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팬들은 유상철 전 감독이 꼭 완쾌해 다시 팀에 돌아오기를 기원했다. 그러나 유 전 감독은 19개월간 이어진 병마와의 싸움을 끝내 극복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하지만 유상철 감독이 투병 중에도 선수와 팬들에게 보여준 투혼은 인천 팬들은 물론이고 국내 축구 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기 충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