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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번’ 5월의 비, 평년 2배…장마도 아닌데, 왜?

입력 | 2021-05-31 14:23:00

올해 5월 강수 일수, 평년보다 2배 많아
수도권 강수량 179㎜, 평년보다 1.8배 ↑
"불안정 대기에 의한 강수가 자주 발생"
"아직 우리나라 장마전선 도달은 아냐"




올해 5월에는 유난히 비 소식이 잦아 우산 챙기는 날이 많았다. 수도권의 경우 이틀의 한번 꼴로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올해 장마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비는 대기 불안정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아직까지 장마 정체전선이 한반도에 머무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5월1일부터 30일까지 수도권 강수 일수는 15.3일로 집계됐다. 이는 이 지역 평년 강수 일수 8.2일의 2배 가까운 빈도로, 이틀에 한 번은 비가 내렸다.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5월1~30일 수도권 지역에 내린 평균 강수량은 179.2㎜로 같은 기간 평년 강수량 100.8㎜보다 약 1.8배 많았다.

이에 벌써 올해 장마가 일찍 시작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강수와 궂은 날씨는 불안정한 대기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아직 장마전선이 우리나라에 북상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위쪽에 형성된 저기압이 계속 돌고 있다”며 “찬공기가 내려와 우리나라를 지속적으로 통과하면서 불안정에 의한 강수가 자주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찬 공기가 위에서 누르고 있어서 아래에 있는 정체전선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마 정체전선이 아직 우리나라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중국 남부지역과 일본은 비구름대가 정체돼 있어 폭우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중국은 3월부터 장마를 선언한 지역이 있는가 하면, 20일 넘게 하루도 쉬지 않고 비가 내리면서 불어난 강물에 인명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상청 역시 지난 11일 규슈지역에서 시작된 비를 장마라고 공식 규정,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로 기록됐다.

아울러 기상청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잦은 이유에 대해선 “위의 찬공기와 밑의 따뜻한 공기가 부딪치면서 불안정에 의한 강수가 생길 때 돌풍과 천둥·번개가 발생한다”며 “최근 구름이 높게 발생하며 불안정한 강수가 내릴 때가 많아 이같은 현상이 잦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올해 언제쯤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될까. 현재까지 현상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주변국과 같이 이른 장마가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일반적으로 동아시아 지역 장마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온난습윤한 열대성 기단과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한랭습윤한 한대성 기단이 만나 형성되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는다. 전선이 걸쳐져 있는 지역에 장기간 머물면서 뿌리는 비를 ‘장맛비’라고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공기 성질이 지난해보다 굉장히 차가운 형태를 띠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기압계 패턴과 공기 성질을 보면 (우리나라) 장마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확언할 수 없다”고 전했다.

평년과 비슷한 6월말에서 7월초에 장마가 찾아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