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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욕조 찬물에 의붓아들 방치해 숨지게 한 계모 징역 12년 확정

입력 | 2021-02-23 15:30:00

ⓒGetty Image Bank


한겨울에 의붓아들을 베란다 욕조 찬물 속에 방치해 숨지게 한 계모에게 대법원이 징역 12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모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2년을 선고한 것이 부당하지 않다”고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앞서 유 씨는 2020년 1월 지적장애가 있던 의붓아들 A 군(당시 8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 베란다에 있는 유아용 욕조에 찬물을 가득 채운 후 속옷만 입은 채로 들어가 앉아 있게 했다. 이날 기온은 영하 약 3.1도였고 당시 독감을 앓고 있던 A 군은 몸이 쇠약해진 상태였다.

유 씨는 A 군이 욕조에서 나오려고 하자 겁을 줘 나오지 못하게 했고 2시간 넘게 베란다 욕조에 방치된 결국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과거에도 유 씨는 A 군을 때리고 밀어 넘어뜨리는 등 신체에 폭력을 가하고 가혹행위를 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B 씨와 재혼한 유 씨는 불화를 겪으며 A 군을 학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해 유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죄질이 나쁘고 비판 가능성이 높지만 유 씨가 아이를 직접적으로 폭행한 것도 아니고 피해 아동의 사망을 의도하거나 예건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유 씨 학대 행위의 내용과 강도는 피해자를 죽음으로 몰고 갈 것이 명백한 폭력행위"라며 1심을 파기하고 형량을 늘려 유 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아이가 잔혹하게 학대당한 끝에 차가운 물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함께 짧을 생을 마쳐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