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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전자담배 ‘릴’ 해외진출 본격화

입력 | 2021-01-13 03:00:00

PMI와 제휴, 글로벌 공급망 확보… 러-우크라 이어 日에도 속속 진출
R&D 투자-전문인력 대폭 확대… 백 사장 ‘기술 리더십’에 특허급증
“편의성 높인 새 플랫폼 계속출시”




2019년 3월 미국에서 열린 ‘2019 면세박람회’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살펴보고 있다. KT&G 제공

KT&G 궐련형 전자담배 ‘릴’이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성공 궤도에 진입했다. 필립모리스 ‘아이코스’, BAT코리아의 ‘글로’보다 한발 늦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를 앞세운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

2017년 선보인 뒤 국내 기기 판매점유율이 지난해 10월 편의점 판매량 기준 60%를 넘어선 릴은 지난해 8, 9월 전자담배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고 시장 규모도 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각각 진출했고, 10월에는 일본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스피드와 혁신

KT&G는 지난해 1월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PMI)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PMI의 세계 유통 채널을 통해 릴을 판매하기로 하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독자 진출의 위험을 줄이면서도 PMI의 유통망을 활용하면서 효과를 높인 것이다. PMI로서는 글로벌 판매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루 갖추게 됐다.

PMI는 KT&G의 스피드와 혁신에 주목했다. 2015년 10월 취임한 백복인 사장(사진)은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릴을 시장에 내놓은 후 3년간 기능과 디자인을 개선한 7개 모델을 잇달아 선보였다.

같은 기간 경쟁사에서 평균 4개 모델을 내놓은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짐작할 수 있다. 휴대성과 편의성, 그리고 연무(煙霧)량 등을 꾸준히 보완하며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릴은 시장에 나온 지 100일 만에 판매량 20만 대를 돌파했고 잇달아 선보인 ‘릴 플러스’ ‘릴 미니’ 등도 반응이 뜨거웠다. ‘릴 하이브리드’는 KT&G의 독자 기술이 집약된 것으로 2018년부터 2년 연속 한국소비자포럼 주관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부문 대상을 받았다. 2019년에는 인체공학적, 실용적 디자인으로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제품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3월 미국 면세박람회에서 공개되자 200여 해외 바이어팀으로부터 ‘아름답고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 꾸준한 R&D

KT&G는 담배시장에서 중요성이 커져가는 R&D를 꾸준히 강화했다. 냄새 저감을 비롯해 소비자 취향은 세분화하고 담배 형태도 다양화하는 가운데 날로 변화하는 소비자 욕구에 발맞춘 제품을 개발하는 기술력을 키워왔다.

전자담배 마케팅 개발조직을 NGP(Next Generation Product)사업단으로 격상한 백 사장은 R&D 투자와 인력을 확대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술 리더십’을 강조했다. R&D 투자는 2015년 126억 원에서 2019년 230억 원으로 늘어났다.

기술 리더십은 특허 출원 및 제품 개발 조직과 인력 확대로 이어졌다. 2016년 차세대 담배 제품을 개발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전문 인력도 2배 이상 늘렸다. 직무발명보상제도 확대 같은 지원 정책도 늘어났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KT&G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 3일까지 전자담배 관련 961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국내(309건)보다 해외(652건)가 2배 이상이다. 특허 출원 건수는 2016년 43건, 2017년 95건, 2019년 431건 등으로 해마다 갑절 이상 성장했다.

릴의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권의 해외 출원도 증가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 12월 3일까지 국내 포함 13개 국가에서 특허권 1408건, 68개국의 상표권 2147건, 14개국의 디자인권 697건 등 총 4252건이다. 국내(1027건)보다 해외(3178건) 출원이 3배 이상으로 많다.

KT&G 관계자는 “전자담배 시장은 누가 더 빨리 기술혁신을 이뤄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주인공이 되느냐의 싸움”이라며 “기술력을 기반으로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전자담배 플랫폼을 계속 내놓으면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