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후쿠시마 원전 부지 밖 지하수서 트리튬 검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밖을 흐르는 지하수에서 자연계 수준 이상의 방사성물질이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도쿄대 환경분석화학연구실 연구팀은 “2013년 12월~2019년 12월 기간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10곳의 지하수에 함유돼 있는 방사성물질 농도를 조사한 결과, 원전 부지 남쪽 약 10m와 300m 거리 등 2개소에서 리터당 평균 20베크렐(㏃)의 트리튬(삼중수소)이 지속적으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베크렐’은 방사성물질이 방사능을 방출하는 양을 측정하는 단위로서 해당 방사성물질의 1초당 붕괴 횟수로 측정된다.

도쿄대 연구팀은 “빗물 등 자연계에 포함돼 있는 트리튬 농도는 1베크렐 미만”이라면서 “원전 밖 지하수에서 검출된 트리튬은 원전 안에서 발생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즉, 원전 내 오염수가 지하수를 타고 밖으로 새어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트리튬은 중수로형 원전 가동시 반드시 생성되는 부산물로서 물에 섞일 경우 다른 방사성물질과 달리 제거 자체가 불가능하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켜 가동이 중단됐다. 그러나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 주입과 외부 지하수 유입 때문에 현재도 원전 건물 내에선 하루 최대 180톤가량의 방사성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전력은 현재 트리튬이 포함돼 있는 방사성 오염수 약 123만톤을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보관 중이며, 일본 정부는 오는 2022년 8월이면 이 물탱크가 포화상태(약 137만톤)에 이를 것이란 전망에 따라 오염수를 희석 처리해 바다에 버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마이니치는 이번 분석에서 검출된 지하수 내 트리튬은 일본 정부가 배출기준치로 정한 6만베크렐에 크게 못 미치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도쿄대 연구팀은 “원전 주변 지하수에서 세슘 등 다른 방사성물질도 미량 검출됐다”고 밝혔지만 “원전사고 당시 폭발과 함께 흩뿌려진 방사성물질이 지표에 남아 있다가 빗물에 섞여 흘러든 것인지, 원전 부지 내부로부터 흘러나온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