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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편지 쓴 공무원 아들에 “이해한다…나도 마음 아파”

입력 | 2020-10-06 14:26:00

문재인 대통령. 2020.10.6/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군에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에게 답장을 쓸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6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에 있다”면서 “해경의 조사 및 수색결과를 기다려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어머님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길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군에 피격된 해수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모 씨(47)의 아들 이모 군은 최근 문 대통령에게 자필편지를 보냈다.

5일 공개된 자필편지에서 이 군은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저와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부탁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이 군은 “(아버지는) 대한민국의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대한민국의 국민이었다”면서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군은 정부가 설득력 없는 이유로 아버지가 월북했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이 군은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아빠가 180cm 키에 68kg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이라며 “38km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종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이런 아빠가 갑자기 실종이 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군은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1학년인) 어린 동생은 아빠가 해외로 출장 가신 줄 알고 있다. 매일 밤 아빠 사진을 손에 꼭 쥐고 잠든다”며 “왜 우리가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