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물리학자 뢴트겐이 최초 발견… 첫 노벨상 주역으로 인류에 큰 기여 1981년 총상입은 美 레이건 대통령… X선으로 총알 위치 찾아 목숨 구해 코로나19 진단키트도 발견 못하는 폐렴증상 정확하게 잡고 예후 확인 AI와 결합해 정확도 높이는 연구도
독일의 물리학자 빌헬름 뢴트겐이 촬영한 최초의 인간 X선 사진(왼쪽 사진). 코로나19 환자가 폐 질환을 겪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간유리음영 현상이다. 폐에 반투명 유리 같은 옅은 음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위키피디아 제공
○인류의 재산으로 탄생한 X선, 미국 대통령을 구하다
독일의 물리학자인 빌헬름 뢴트겐은 1895년 암실에서 유리관에 저압의 가스를 넣어두고 전류가 어떻게 통과하는지 관찰하다 두꺼운 책이나 나무판자까지 투과하는 이 빛을 발견했다. 목재나 옷은 물론이고 심지어 물건을 든 자신의 손뼈까지 통과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뢴트겐은 수학에서 모르는 수를 X라 표현하듯이 정체불명의 이 빛에 X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 X선 관련 논문을 발표했고, 1901년 이 논문으로 제1회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뢴트겐은 X선이 전 인류의 재산이라 생각해 특허 출원을 하지 않았다.
X선은 현대 과학에 큰 기여를 했다. X선을 통해 이전에 볼 수 없던 분자 구조를 관찰할 수 있게 됐고 생명의 신비를 담고 있는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내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천문학자들은 먼 우주의 별과 은하, 중성자별, 블랙홀에서 쏟아낸 X선을 탐지해 우주 구조를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인류는 가장 큰 수혜자나 다름없다. X선을 이용해 몸속을 들여다보게 되면서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가능해졌고 그만큼 많은 생명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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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 잡던 X선 코로나19도 잡는다
X선은 지금도 해마다 15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결핵과의 전쟁 최전선에서 활용되고 있다. 폐의 결핵균 활동성 여부를 빠르게 진단해 조기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에서 활약 중이다. X선 영상장치는 코로나19 사태가 나자 가장 정확한 진단키트도 잡지 못하는 확진자들을 잡아내는 효율적인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은 무증상 환자를 제외하고는 폐렴 증상을 보인다. 이런 환자 흉부를 X선으로 찍어보면 폐에 반투명 유리 같은 옅은 음영이 나타나는 증상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이는 진단키트보다 감염 사실을 더 확실히 뒷받침하는 ‘스모킹건’이다. 환자의 중증도를 분류하거나 예후를 확인하는 데도 X선을 다양한 각도에서 촘촘하게 쏴 3차원(3D)으로 촬영하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 활용되고 있다. 배리스 터크베이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 분자이미징프로그램 연구원은 “RT-PCR와 CT를 함께 사용하는 게 코로나19 진단에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진단 정확도가 더 올라가고 있다. 예종철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86%의 정확도로 판별하는 AI 기술을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5월 발행한 ‘영상기반 코로나19 진단 AI’ 특집호에 발표했다. 리옌 중국 화중과기대 연구원팀도 2월 RT-PCR가 음성인 경우에도 CT를 통해 코로나19 환자를 97%의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방사선학’에 발표했다.
X선은 최근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X선 영상 판독 정확도가 AI를 만나 100%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멘스헬시니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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