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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외교장관 “중국, 우리를 또 다른 홍콩으로 만들려 해”

입력 | 2020-08-11 18:15:00

美에이자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
"대만이 이겨야 민주주의 존재"
에이자, 대만 WHO 재참여 지지




대만은 11일 중국이 대만을 또 다른 홍콩으로 만들기 위해 압박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은 대만을 향한 강한 지지의사를 밝히며 반중(反中) 노선을 확고히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장관)은 이날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대만을 또 다른 홍콩으로 바꿔놓을 만한 정치적 조건을 받아들이라며 대만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압박으로) 우리의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홍콩·대만 등을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국가, 즉 ‘하나의 중국’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원칙에 따라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의 안녕은 국가적 부흥과 연관돼 있다”며 중국과 대만의 평화적 발전을 강조하는 특별 연설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중국의 “다음 타깃은 대만”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은 홍콩과 달리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강력하게 지지하며 반중 정서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미국이 대만을 뒷배를 봐주는 형국이다.

AP통신,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에이자 장관을 3박4일 일정으로 대만에 보낸 데에도 상당히 주목하고 있다.

에이자 장관은 1979년 미국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며 대만과 단교한 이후 이곳을 찾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미국과 대만 양국의 고위공직자가 자유롭게 상대 국가를 방문할 수 있도록 ‘대만 여행법’을 통과시키며 대만과의 교류를 확대했다.




우 부장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행히 미국과 에이자 장관같은 따뜻한 친구가 국제적으로 더 많은 공간을 얻기 위한 싸움을 굳게 지지해주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 싸움은 단순히 대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의 침략에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대만이 반드시 이겨야 민주주의가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 부장은 대만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과과 관련해서도 “대만 국민은 군사적이든, 외교적으로든, 전염병이든 위협에 대처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며 중국을 겨냥해 발언했다.

또 “권위주의 국가의 당국이 사실을 밝히는 데 몸을 사리는 것과 달리, 대만의 투명한 모델에서는 정부가 거짓말을 하거나 숨길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에이자 장관은 대만을 향한 미국의 지지를 거듭 강조했다고 대만 CNA통신은 전했다.

에이자 장관은 “미국은 대만의 (코로나19) 방역 업적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며, 대만이 이러한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성을 국제포럼을 통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같은 생각을 이미 세계보건기구(WHO)에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만은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 2009~2019년 동안 옵서버 자격으로 WHO에 참여했다.

그러나 중국은 반중 성향의 차이 총통이 집권을 시작하자 대만의 고립정책을 펼치며 2016년 5월께 대만의 WHO 옵서버 자격을 박탈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