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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 하얀 반점 생기면 ‘백반증’ 의심해보세요

입력 | 2020-07-23 03:00:00

여름철 3대 피부질환 극복법




한 남성이 자외선을 막기 위해 선크림을 바르고 있다. 여름철에는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 야외 활동을 줄이고 수시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날씨가 더워지면서 자외선도 함께 강해지고 있다. 자외선은 피부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가 검게 타거나 기미, 주근깨가 생기는 것 외에도 광노화로 인해 백반증, 혹은 피부암까지 나타날 수 있다. 여름철 자외선이 만드는 3대 피부 질환인 광노화, 백반증, 피부암에 대해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서수홍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 여름철 피부 노화 주범, 광노화

광노화란 태양광선, 즉 자외선에 의해 피부 노화가 촉진되는 현상을 말한다. 광노화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주름이나 주근깨, 기미, 잡티 등 색소 침착이 있다. 광노화는 미관상으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부 상처능력 저하, 피부 면역 기능 감소 등 건강상으로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 교수는 “광노화는 자외선에 오랜 시간 노출될수록 그 정도가 심해진다. 심지어 출퇴근 시간에 운전을 하는 것만으로도 창문 쪽 얼굴에 피부 손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고, 선글라스와 모자, 자동차 창문용 햇빛 가리개 등으로 직사광선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빛에 노출되는 부분과 가려지는 부분 간의 주름, 색소 침착, 각질 등에서 차이가 있을 경우 광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 여름철 마음의 고통, 백반증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기 시작하다가 점점 커지거나 심하면 전신으로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백반증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다. 다만, 미용상으로 문제가 생기면서 환자에게 심리적, 사회적 고통을 줄 수 있다. 백반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피부의 색을 만드는 멜라닌세포에 대한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으로 설명하는 것이 우세하다. 실제로 갑상샘 질환이나 원형탈모 등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진 다른 병들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또 여름철에는 자외선에 과다하게 노출되어 정상 피부가 검어지면서 백반증이 두드러진다.

백반증은 발병이 되면 육안으로 반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통증 같은 자각 증상이 없고 피부가 흰 사람들은 무심코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백반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전신으로 흰색 반점이 퍼져나갈 수 있고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치료에 반응을 안 하므로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백반증 피부는 피부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일광화상도 일어나기 쉬우며, 피부암 발생에도 취약하다. 따라서 장시간 야외에서 활동을 한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충분히 바르고 3, 4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긴소매 옷을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내 얼굴에 특이한 점? 혹시 피부암?
피부암은 그동안 서구에서 많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졌다. 백인이 유색 인종에 비해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적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캠핑과 등산, 여행 등 야외 레저활동 인구가 늘면서 피부암 환자 역시 느는 추세다. 보건복지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피부암 발생률은 지난 10년 사이에 3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서양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피부암에 대한 인식은 아주 낮은 편이다.

피부암은 자외선이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일광 손상을 심하게 받거나, 오랜 시간 자외선에 의해 누적된 손상이 주된 요인이기 때문에 자외선을 많이 받는 노출 부위 중에서도 얼굴에 많이 생기며, 젊은 사람에 비해 고령자에게서 많이 생긴다. 피부암은 통증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이 별로 없어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일단 암이 가지는 특성상 크기가 자라고 깊이 침투하는 양상을 보이며, 피가 나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색소를 가진 피부 부위를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만약 일반적인 점과 생김새가 다르거나 점점 커지는 경우, 그리고 피가 나거나 딱지가 앉아 낫지 않는 경우에는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서 교수는 “대부분의 피부암은 피부 병변 제거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면서 “특히 흑색종은 진단 시기를 놓쳐 오랜 시간 방치하면 주요 장기에 전이되기 쉽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