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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알츠하이머·치매 환자 사망 급증, 이유는?

입력 | 2020-06-29 08:37:00


미국에서 알츠하이머와 치매 환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가족들이 방문을 중단하자 병세가 악화돼 사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약 10만명의 알츠하이머 및 치매 환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모든 환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몇년 간의 평균 치매 사망자 수보다 18% 높다. 특히 각 주에서 봉쇄조치를 시작한 3월부터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비영리재단 전미장기요양원 소비자목소리의 로리 스메탄카 사무국장은 “전염병 유행으로 돌봄시설 거주자들의 가족들이 갑자기 방문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치매 환자들에게는 특히 힘든 일이었다”고 말했다.

스메탄카 국장은 “우리는 말 그대로 외로움과 버림받은 느낌으로 치매 환자들의 병세가 악화되고 죽는 사례들을 보고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스콘신주 마시필드의 한 요양원에서 살고 있는 치매 환자 루스 레이겔은 지난 3월 요양원 측이 감염 방지를 위해 가족 방문을 금지할 때까지 남편과 7명의 자녀들을 모두 알아봤다고 한다.

레이겔의 딸 에이미 캐터나흐는 “(봉쇄 이후) 어머니 병세가 악화됐고, 창밖을 통해 가족을 봤을 때 우리를 알아보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적어도 6차례 넘어졌다”고 호소했다.

레이겔은 지난달 말 고관절 골절상을 입었고 폐렴으로 발전해 결국 이틀 만에 숨졌다. 가족들은 그가 사망하기 직전이 돼서야 대면할 수 있었다.

로버트 앤더슨 CDC 국립보건통계센터 과장은 “전염병이 돌봄에 어려움을 초래했기 때문에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더 자주 사망했다”며 “과도한 스트레스는 연약한 사람들을 죽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