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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잠적’ 길어지자…‘백두혈통’ 김여정 권력승계? 주목

입력 | 2020-05-01 17:10: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서명식에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왼쪽)의 도움을 받아 선언문에 서명하고 있다. 2018.4.27/뉴스1 © News1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잠적’이 길어지면서 해외 기관들과 외신은 친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김 위원장 만큼이나 주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심각한 이상이 생겼다면 ‘백두혈통’인 김 부부장에게 권력이 승계되지 않겠느냐는 측면에서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일부 언론에서는 김 위원장의 병증이 심각하거나 심장수술로 이미 숨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사망하거나 통치불능 상태가 된다면 김 위원장의 자녀 세 명이 모두 10세 이하인 점, 김 위원장이 지명한 확실한 후계자가 없다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그의 여동생인 김 부부장이 권력을 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BBC는 김여정에 대해 “어려서부터 정치에 관심을 보여 아버지의 총애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후계자로 공식 지명을 받지 않은 ‘젊은 여성’ 김여정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고 CRS는 판단했다. 더그 밴도우 미국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글에서 뿌리 깊은 가부장제 사회인 북한에서 김여정이 김 위원장 자리를 승계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는 백두혈통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미뤄 봤을 때 김여정이 후계자로 가장 유력하다. 혈통이 모든 약점을 뛰어 넘을 것”이라 전했다. 김일성의 후손 중 생존자로는 김여정 외에도 김정은의 삼촌인 김평일 전 주체코 북한대사, 김정은의 친형 김정철, 조카 김한솔 등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권력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다.

김여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인터넷에서는 김여정을 주인공으로 한 각종 패러디 사진과 비디오가 등장했다고 FP가 전했다. FP는 이는 ‘김 씨 왕조의 믿을만한 선동가’라는 그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도 “김여정은 2017년 심각한 인권 침해 혐의로 미 재무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그의 남자 형제와 똑같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지적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