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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정신병원서 62명 확진… ‘90명 감염’ 요양병원과 같은 건물

입력 | 2020-03-28 03:00:00

[코로나19 팬데믹]제2미주 8∼12층, 대실요양 3∼7층
1층 입구-공용화장실 등 같이 사용
1주일전 요양병원 감염자 발생때 전수조사 안해 골든타임 놓쳐
대구시, 전 병동 코호트 격리 조치




27일 대구 달성군 제2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해 방역 당국이 건물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이 병원에서 이날 환자 60명과 종사자 1명 등 6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달성=뉴스1

대구 달성군 정신병원인 제2미주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했다. 한 건물을 같이 쓰는 대실요양병원에서 다수 확진 환자가 나온 이후 역학조사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엘리베이터 등 공동시설 이용이 감염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27일 제2미주병원에서 환자 60명과 종사자 1명 등 6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구시가 25일 입원 환자 가운데 증상이 있다고 밝힌 3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해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추가 조사 과정에서 다수 발생해 모두 62명이 감염됐다.

보건당국은 제2미주병원 전체 환자 286명 가운데 앞서 진단 검사를 받았던 3명을 뺀 283명을 대상으로 모두 검체를 채취했다. 27일 오전 51명, 오후 10명이 잇달아 확진을 받았고 나머지는 음성이 나왔다. 다만 미결정 통보를 받은 25명은 재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구시는 전 병동을 코호트(집단) 격리 조치했다. 김종연 대구시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역학조사팀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전원(轉院)과 접촉자 검사를 어떻게 할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2미주병원은 20일부터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대실요양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다. 대실요양병원이 3∼7층을, 제2미주병원이 8∼12층을 쓴다. 특히 건물 1층에 있는 입구와 공용 복도, 화장실을 같이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엘리베이터 3대는 모든 층을 운행했다. 대실요양병원에서 집단 확진이 발생한 뒤에는 1대씩 따로 이용했다. 1층 동물병원 관계자는 “외부 타워주차장도 방문객들이 같이 썼다. 추가 감염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제2미주병원을 전수조사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사자만 먼저 검사한 뒤에야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증상을 살피는 과정에서 일주일가량 걸려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폐쇄병동인 정신병원 특성상 종사자를 먼저 검사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종사자가 음성이 나왔지만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서 확진이 발생했고, 추가 감염을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실요양병원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환자 10명과 간호사 1명, 간병인 1명 등 1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일 이후 9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27일 수성구의 김신요양병원에서도 환자 5명이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는 42명으로 늘었다. 서구 한사랑요양병원도 확진자가 2명 늘어 103명이 됐다. 소속 조리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달서구 위드병원에선 전체 환자 168명이 진단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시는 대구지역 대학병원 5곳의 전체 간병인 1227명에 대해서도 진단 검사를 하고 있다.

27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에 파견된 대구시 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사무소 소속 공무원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날 대구에서 이 공무원의 아내와 아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진단 검사했다. 해당 공무원은 19일 파견된 뒤 27일까지 대구에 오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동료 12명과 밀접 접촉자 15명은 진단 검사를 받고 격리 조치 중이다”고 말했다.

충북 보은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한 대구 출신의 한 신천지예수교 교육생은 26일 무단이탈해 15분 정도 돌아다녔다. 교육생은 인근 주민이 주는 커피를 마시다 일부 남겼고 주민은 남은 커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이 교육생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대구=장영훈 jang@donga.com·명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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