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K리그 최고참 선수’ 전북 이동국
K리그의 ‘전설’ 전북의 이동국이 20일 전북 완주군 전북 현대모터스 축구단 클럽하우스에서 2017년(왼쪽)과 2019년 K리그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고 있다. 최근 전북의 3연패를 함께해 왔듯이 K리그 최초 4연패의 디딤돌이 되는 게 그의 목표다. 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최근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프로축구 K리그 최고참 선수 전북 이동국(41)은 “내 머릿속에는 거창한 체력관리 비법이나 축구 기술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고 말했다. 축구가 아직도 어렵기만 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오른손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며 “1990년대에서 2020년까지 정말 흘러가는 대로만 왔다”며 신기하다는 표정을 짓는 게 진심으로 느껴졌다. 그는 “1998년 포항에 입단했을 때 최고참 선배들이 30대 중반이었는데 내 나이가 그 이상이라니 놀랍다. 신기한 건 입단 때 프로필에 기입한 키가 185cm인데 지금은 187cm다. 나도 모르는 새 더 컸다. 예전보다 운동량이 많지 않은데도 살은 빠지고 있다. 아마 몸이 ‘100세 시대’에 맞게 진화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동국은 최근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 2만 장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자칫 축구 인생을 멈출 뻔했던 자신에게 기회를 준 구단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보답을 하고 싶어서였다.
광고 로드중
“손흥민은 정말 대단한 기술과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죠. 대표팀에 흥민이를 살려 줄 좋은 선수가 한두 명 더 있으면 훨씬 나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텐데 그 부분이 아쉽죠. 아무쪼록 빨리 부상에서 돌아오기만을 바랍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1년 재계약을 한 그는 “아직은 경기력 면에서 쓸모가 있다고 구단이 판단해준 것 같다”고 했다.
“매 시즌 5경기 정도는 최상, 5경기 정도는 최악의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아요. 그 차이를 줄이는 게 숙제입니다. 최악의 경기가 더 많아지면 바로 은퇴 얘기가 나오겠죠. 그게 갈 길이 많이 남은 젊은 선수들과 다른 점이죠.”
광고 로드중
“무릎 수술 후 2006년 10월에 복귀해 한두 경기만 뛰다가 급하게 해외 진출을 추진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1년 정도 미루는 게 좋았을 것 같아요. 몸이 부상당하기 전과 너무 다른 걸 몰랐거든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깨지면서 배웠으니까요. 축구 유학 다녀왔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을 돕는 것 말고 개인적인 목표는 정말 없느냐고 다시 물었다. 잠시 생각을 한 그의 대답은 역시 ‘주장’다웠다.
“K리그 역대 최초의 4연패와 팀 최다 우승 8회는 이루고 싶네요. 꼭.”
인터뷰를 마친 뒤 그는 짧은 낮잠을 자러 간다고 했다. 오후 훈련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완주=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