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단지 모델하우스(견본주택)에 방문객들이 몰려든 모습.© 뉴스1
전국 신규 분양 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이 지난 4분기 90%를 넘어서며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분양물량 대부분이 단기간에 ‘완판’(완전판매) 됐다는 의미다.
정부의 분양가 통제로 서울·수도권 등 입지 좋은 새 아파트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면서, 청약 당첨자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계약을 진행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방의 경우 초기분양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초기분양률이란 아파트 분양개시일 이후 3~6개월 사이의 계약률을 의미한다. 초기분양률이 90%대를 기록했다는 것은 분양 아파트 10가구 중 9가구 이상이 분양 이후 최대 6개월 안에 ‘완판’ 됐다는 것이다.
청약경쟁률은 ‘일단 넣고 보자’는 허수 지원이 있어 일부 왜곡이 있다. 그러나 초기분양률은 실제 계약까지 이뤄진 비율을 나타내기에 분양시장 현황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통계로 인정받는다.
정부가 HUG를 통해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통제하면서, 입지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에 더해 재개발·재건축 등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하겠다고 7월부터 예고하면서 분양시장 열기는 더 달아올랐다. 정비사업 조합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분양을 미룰 경우 주택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청약수요의 조바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입지가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수도권, 광역시의 초기분양률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은 전분기에 이어 99.6%를 기록해 분양단지가 사실상 모두 완판됐다. 인천도 전분기보다 0.4%p 올라 99.7%로 대부분이 완판됐고, 경기 92.7%(3.4%p↑)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 News1
광역시에선 지난해 말 청약조정대상지역 규제에서 벗어난 부산이 초기분양률 100%(17.2%p↑)를 기록했고, 전통의 분양 인기 지역인 대전(100%, 전분기와 동일)과 대구(93.4%, 6.8%p↑)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지방 비선호 지역은 초기분양률도 낮아 지역별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지방에선 전남(90.8%, 3.8%p↑)만 초기분양률이 90%를 넘었고, 나머진 80%대 아래에 머물렀다. 특히 지역경제 침체, 공급과잉 이슈가 있는 강원(44.1%), 제주(46.8%), 경북(17.8%) 등은 초기분양률이 더 저조해 공급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뉴스1)